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단편-명분
흩날려라 | L:27/A:501
122/290
LV14 | Exp.4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470 | 작성일 2013-07-18 18:17:45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단편-명분

명분이 필요했다. 어머니와 나 사이에서 아버지를 죽일만한 명분이 필요했다. 예전의 아버지라면 그럴 명분 따위는 필요치 않지만, 지금으로써는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어머니 또한 이것에 대해 무조건 동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지금의 아버지는 예전의 아버지와는 너무나도 다르니까. 거기다 폭력도 서슴치 않으시는 분이니까.
이렇게 내가 존칭을 쓰는 것도 그는 감사하고 나에게 절까지 올려야한다. 아버지니까 이해하라? 그딴 말은 당신이 겪고나서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술만 마시면 어머니가 아닌 다른 여자를 대려와 잠을 자기 일쑤였고, 나는 그럴때마다 암캐와 숫캐의 교감소리에 정신은 피폐해져만 갔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안하신다. 이런게 학습된 무기력인건가? 도대체 나는 왜 학습되지 않는 건지, 어머니와 같지 않은 성격과 성향 그리고 뇌의 구조를 탓한다.

"어머니, 저는 아버지를 죽이려합니다."

"왜?"

"아버지 구실을 못하는 아버지는 필요없으니까요."

어머니는 말이 없으셨다. 나는 동의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단다.'라고 분명 어머니가 말씀하신거 아닌가. 나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행동을 옮겨야한다.
어머니가 아이에 대한 집착이 더욱더 강한 이유는 자신의 고통으로 낳은 자식이기 때문이라 한다. 나는 이때까지의 고되고도 악몽같았던 나날들에서 해방되기 이전에,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이때까지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돼지같이 밥만 축내고, 차라리 돼지가 낫죠. 돼지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셨습니까? 또한 그 술과 밥에 대한 비용은 누가 해결하는 것입니까.
어머니이십니다. 돼지가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보셨습니까? 발정약을 먹은 것처럼 행동하는 저 남자를 죽일 겁니다. 아무도 모르게. 아니 어머니께서만 아시게요."

"그게 너의 명분이야?"

"네. 그게 저의 명분입니다. 어머니와 저 사이의 명분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어머니는 생각에 잠기셨다. 그 표정이 마치,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티비를 볼지 고민하는 표정.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얼굴이었다.
아버지는 여전했다.

"술 내놔."

또는

"잠시만 둘다 밖에 나가있어."

또는

"술마시게 돈줘."

그리고는 폭력.

오, 신이시여. 어떻게 이런 개,돼지만도 못한 인간을 저희에게 내리신 것 입니까. 이것도 신께서 운명이라고 칭하신다면,
저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 입니까? 그럴수는 없습니다. 신은 존재 하지 않으니까요. 신은 저의 곁에서만 존재하십니다.
그것은 아버지를 내린 신도 아닐뿐더러, 모두가 칭송하는 신도 아닙니다. 저의 신입니다. 오직 저만 알고 저만 믿는 신입니다. 그 신은 저에게 살인을 명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삼일에 한번꼴로 술에취해 들어오신다. 이틀은 집에 오시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날을 노려야만 한다. 술이 떡이되서 돌아 오셨을 때,
나는 그 악마의 달콤한 이슬의 힘을 빌려 아버지를 더욱더 이슬에 취하게 만들것이다. 그리고는 강변으로 나가, 그를 떨어트려 죽일 것이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강으로 빠진 것 처럼.

"어머니, 그날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확실하게 먹었구나."

"예, 그렇습니다."

"알았다."

이로써 어머니와 나 사이의 명분이 확실해졌다. 어머니께서도 그것을 원하신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모시는 신이 존재하신다면, 결국 그 신께서도 동의를 하신 겁니까? 저의 신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벌써 이미 저에게 명령을 내렸으니까요.
어머니. 이제는 모든 것이 온전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썩어빠진 톱니바퀴 하나를 빼고, 저희가 그 부재의 톱니바퀴를 다시 창조하는 것입니다.

"나 왔어."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묵묵하게, 언제나 그랬듯이 가만히 부엌에 앉아 TV를 바라보셨다. 모든 것이 그대로다. 허나 아버지의 생명은 그대로지 않다.
내 예상대로라면 말이다. 다행이도 아버지는 목줄에 암캐를 걸고 들어오시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살갑게 아버지를 대했다.

"아버지. 오랜만에 따님과 술한잔 어떠세요."

"에이, 미친년. 웬일이냐, 좋다! 허허, 오래살고 볼일이여."

어차피 아버지는 지금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시지 못한다. 왜냐면 내가 지금 물을 따라주는지 술을 따라주는지 구별도 못하시니까 말이다. 때가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아버지에게 술을 따라드렸다. 결국 악마의 손짓에 못이겨 그는 흰자위를 보이며 쓰러져 버렸다. 가만히 아버지의 귓속에 대고 속삭였다.

"아버지, 흰자위를 띄시는 것을 보니 천국에 가실것이 분명합니다."

시각은 새벽3시. 미리 범행을 위하여 몇일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 어떤 길을 가야지 천국의 문이 더욱더 가까워지고, 심판의 강 주위에 천사들은 없는지.
이 모든 것은 내 결정과 어머니의 동의에 의해서다.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신다. 나는 조용히 아버지를 업고 밖으로 나갔다.
여기서 아버지가 물에 빠지면 정신이 돌아오고, 헤엄쳐 나오거나 소리를 꽥꽥 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실수도 있는데, 아니.
이미 랩을 이용해, 아버지는 질식사 하신지 오래다. 나는 그를 물에 빠트리기만 하면 모든 것은 종료. 이제 강변이 보인다.

"다왔다."

아버지와 나만이 존재하는 이것이 물인지 얼음인지 구별도 가지 않는 어둠속의 강앞에서 나는 아버지를 업고 가만히 서서 앞을 바라보았다.

'퍼억-'

둔탁한 무언가가 내 후두부를 정확히 가격했다.

"억!"

나는 '억'소리와 함께 아버지와 쓰러졌다. 이 어두운 곳에서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정확히 내 머리를 겨냥할 수가 있단 말인가.

"고맙다."

이 목소리는 분명,

"어... 어머니?"

"그래, 딸아."

"어... 어째서 어머니께서"

"넌 내 딸년도 아니고, 이 발정난 돼지의 줏어온 아이일 뿐이잖니."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발정난 숫캐의 암캐주제 말이 많아. 고마워. 너와 나 사이의 명분을 만들어주어서."

그녀는 아버지를 툭하고 강으로 차 넣었다. 깊숙히 검은 악마의 숲속으로 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져 간다. 나 또한 사라져간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0 | 댓글 1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5657
공포만화-크로스드레서 (1)
흩날려라
2013-07-20 0-0 3336
5656
공포만화-표정없는 여자 (심장약하신분은 절대보지마세요) [7]
흩날려라
2013-07-20 0-0 6523
5655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마지막회)
흩날려라
2013-07-19 0-0 2082
5654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8)
흩날려라
2013-07-19 0-0 1305
5653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10)
흩날려라
2013-07-19 0-0 2043
5652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9) [2]
흩날려라
2013-07-19 0-0 1677
5651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7)
흩날려라
2013-07-19 0-0 1482
5650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6) [1]
흩날려라
2013-07-19 0-0 1407
5649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5)
흩날려라
2013-07-19 0-0 1497
5648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4)
흩날려라
2013-07-19 0-0 1524
5647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3)
흩날려라
2013-07-19 0-0 1381
5646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2)
흩날려라
2013-07-19 0-0 1609
5645
공포만화-신일의과대학(1) [3]
흩날려라
2013-07-19 0-0 1892
5644
단편-우는아이
흩날려라
2013-07-18 0-1 1043
5643
단편-댓가
흩날려라
2013-07-18 0-0 558
단편-명분
흩날려라
2013-07-18 0-0 470
5641
단편-방
흩날려라
2013-07-18 0-0 514
5640
단편-가발
흩날려라
2013-07-18 0-0 652
5639
단편-강박증
흩날려라
2013-07-18 0-0 754
5638
단편-마루타
흩날려라
2013-07-18 0-0 640
5637
단편-스마트폰
흩날려라
2013-07-18 0-0 721
5636
단편-24시간
흩날려라
2013-07-18 0-0 471
5635
단편-임신
흩날려라
2013-07-18 0-0 856
5634
단편-목격자
흩날려라
2013-07-18 0-0 487
5633
단편-화가
흩날려라
2013-07-18 0-0 401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