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레딧

줄리아는 본인이 똑똑하다는 걸 알았다. 그런 아이 있지 않은가, 부모라고 모든 걸 해낼 수 있고 다 아는 게 아니라는 걸 금세 눈치채고 마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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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가 이 사실을 처음 깨달았던 건, 겁에 잔뜩 질려있을 때였다. 방에서 무슨 소리가, 그것도 침대 밑이나 옷장에서 들려오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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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복도로 뛰쳐나가며 외쳤다,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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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우리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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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상한 소리... 괴물이..." 줄리아가 꺽꺽대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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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는 부모님이 자신을 달래주거나, 황당해하거나, 혹은 귀찮아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곧장 줄리아의 방으로 가더니 침대 밑과 옷장을 샅샅이 뒤지고 창문 잠금쇠까지 확인하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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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는 금세 눈치챘다. 부모님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챈 것이다. 아이의 근심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신경 써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가 안전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려는 것이었다. 아마 육아 책에서 읽은 내용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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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줄리아가 느꼈던 것은 본인의 권력이었다. 그 이후, 그녀는 밤마다 부모님을 깨웠다. 줄리아가 비명을 지르며 울면 부모는 냉큼 달려와 주었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눈물 뒤로 슬그머니 미소 짓곤 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이런 줄리아의 행동을 단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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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숨길 만큼 숨겼던 줄리아는 어느 날 밤, 줄리아의 조명에 괴물이라도 숨은 듯 뒤지는 아빠가 넘어지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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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그렇게 재미있니?" 아빠가 등을 문지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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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요," 줄리아가 히죽대며 말했다, "아빠는 항상 내 말을 믿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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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화내지 않았다. 대신 아내의 얼굴을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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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이었어," 줄리아의 아버지가 대답했다, "딱 한 번, 네 오빠 말을 믿지 않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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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외동딸 줄리아는 잠을 잘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