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경험론
인간의 감각 기관에 포착되지 않는 것, 즉 감각 경험을 가질 수 없는 어떤 무언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통적 경험론의 입장이다.
인간의 감각 또는 지각 경로가 순전히 오감에만 한정되어 있다라고 가정한다면 옳은 진술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오감 이외에도 인간을 비롯한 모든 유기체나 무기물은 어떤 에너지의 순수한 전달을 의미하는 인과적 유효성으로서의 지각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철학사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경험론이란 사이비까지는 아니더라도 반쪽짜리 경험론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할 것이다.
반쪽짜리 경험론이 보편타당한 진리라면 모든 무속인, 심령술사, 퇴마사같은 자들은 당장 고등사기범으로 기소되어야 한다.
우리의 오감만으로는 이해되지 않은 특수현상들의 실재성을 전적으로 부정할 수 있겠는가?
물론 그중에는 사기꾼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심령과학이라는 하나의 분과과학마저도 생겨난 마당에 그런 초감각적 현상의 실재성을 언제까지고 부정만 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경험론 철학은 상당 부분 전반적인 보완이 필요한 것이다
이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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