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걱정 마라. 절대 그런 일은 없어. 시도는 나를 구원해줬다. 정령인 나를 적으로 삼지 않고 손을 내밀어 줬다. 그러니 맹세하마.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시도를 지키겠다고! 그리고 시도는 나를 비롯한 정령들을 상대해 온 남자다. 이제 와서 DEM 따위에게 당할 리가 없지.
시도······ 시도! 나는 시도를 좋아한다! 이건······ 다른 사람을 향한 『좋아한다』와는 다른 『좋아한다』다!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거다······! 시도와 더 함께 있고 싶다! 시도와 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다······! 싫다······. 사라지고 싶지 않다······! 시도와 헤어지고 싶지 않아······!
이제 그만해라, 토비이치 오리가미! 코토리를 죽여봤자 아무 의미도 없단 말이다! (오리가미: 니가 뭘 안다고 그래?!) 안다, 알고 말고! 니가 시도한테 한 짓을 잊은 거냐?! 나는 그때 무척 가슴이 아팠다! 괴로웠다! 슬펐다! 네놈도 부모를 잃었을 때 그랬을 것 아니냐! 이번엔 시도를 그렇게 만들려는 거냐?! 나는 싫다! 시도를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들긴 싫다!!
그렇지 않다, 시도. 쿠루미는 다르지 않아. 나도 마찬가지이고. 나에겐 시도가 있어줬다. 시도가 날 구해줬다. 오늘처럼 시도가 나와 데이트 해줘서 이 세계의 따뜻한 면을 보여줬으니까 말이다. 시도가 없었으면 나도 쿠루미처럼 됐을지도 모른다. 나와 쿠루미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옆에서 손을 뻗어주는 자가 있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