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몸이 된 후로 수많은 죽음을 봐왔어. 친구들은 먼저 늙어 죽어가고, 정들었던 풍경도 바뀌어갔지.
사람들은 여전히 실수를 되풀이하고, 지난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아.
하지만 그것들도 커다란 세계의 흐름 중 하나라고 생각하니 슬픔은 조금 누그러지더군.
세상에는 아직 내가 보지 못한 아름다운 것, 신비한 것이 가득하며, 그것들의 경이를 접할 때마다 이 몸을 받아들여 살아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지. 그렇게 생각했어.
트리샤. 당신을 만나고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나는 나이를 먹지 않는데도 나의 피를 이어받은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나이를 먹고 성장해가지.
그러자 갑자기, 무서워진 거야. 「그래. 나는 진짜 괴물이구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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