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 여성 생일 : 키/몸무게 :
아메리스는 대지용왕 아마록스의 딸이다. 어린 나이부터 후계자 교육을 받으며 마법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성숙한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돋보여 대지용의 미래가 밝다는 말을 들어 왔지만, 최근 인간계의 마법 학교에 유학한 이후 크고 작은 사건에 얽히며 장로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후계자라는 신분으로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왔던 그녀는, 불타는 모험심으로 대지용의 영역에 숨어든 기르가스를 만나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아메리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와 장난을 치는 기르가스는 그녀의 조용한 성격을 밝게 바꿔놓을 정도로 큰 자극으로 다가왔고, 그가 하는 행동과 장난에 울고웃으며 그녀 역시 나이에 맞는 동심을 즐길 수 있었다. 대지용과 염룡은 대립하는 관계였기에 이런 두 사람의 우정은 매우 희귀한 케이스였다.
어느 날, 둘은 함께 인간계에 가자는 애기를 하게 되었고 그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인간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아직 둘은 변신 마법을 배우지 못한 상태였다. 그때, 기르가스가 염룡족의 금서고에 변신 마법이 있다는 말을 꺼냈고, 금서고에 몰래 들어가 변신 마법만 잽싸게 배우고 나오는 작전을 제안했다.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염룡족의 금서고였지만, 목표가 정해진 둘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아메리스는 기르가스를 따라 염룡족의 영역에 숨어들어, 비밀통로를 통해 손쉽게 금서고에 들어갔다. 기르가스는 금서고가 익숙한 듯 날아다녔고, 거대한 용 석상 근처에 놓인 투박한 마법서를 집어 들었다. 변신 마법의 해석은 아메리스가 맡았고, 그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된 금서고 대작전에 두 사람이 기뻐하는 것도 잠시, 침입자에 반응한 듯 거대한 용 석상이 그들을 향해 포효했다. 금서고의 침입자를 제압하는 금서고의 방어 시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메리스는 패닉에 빠졌다. 대지룡의 후계자였던 그녀가, 염룡족의 금서고에 잠입한 사실이 발각되면 단순히 혼나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재앙이 일어날지, 그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두 어린 용은 정신없이 비밀통로 쪽으로 돌아왔고, 아메리스는 뛰어들었으며, 기르가스는 문을 닫았다. 닫힌 문을 보며 그제야 정신을 차린 아메리스는, 먼저 도망치라는 기르가스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듯 기르가스는 명랑하게 웃고 있었다.
이후 아메리스는 오랫동안 기르가스를 볼 수 없었다. 기르가스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은 커져만 갔지만, 아메리스 역시 염룡의 영역에는 다가갈 수 없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던 아메리스는 그와 다시 만났을 때를 상상하며 고마움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연습을 반복했고, 자신이 기르가스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그녀가 기르가스의 소식을 듣자마자 인간계로 뛰쳐나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완벽한 후계자가 되기 위해 마법 학교로 유학하러 간다는 핑계로, 그녀는 기르가스를 찾아 인간계로 나왔다.
이제 변신 마법을 마스터한 아메리스가 뿔과 꼬리를 숨기지 않은 것은 단순히 기르가스와의 커플 룩을 위해서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반인반룡 모습을 보며 기르가스 못지않은 마법 낙제생으로 생각하고 있다. 언젠가, 기르가스가 장난으로 부수고 지나간 혼적을 말끔히 고쳐주는 것을 목격했다는 사람이 나타나 사실은 마법 실력이 좋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변신 마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녀가 그런 대단한 마법을 쓸 리 없다며 단순한 소문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