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멸치 - 김기택
조커 | L:45/A:549
5,758/5,790
LV289 | Exp.99%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49 | 작성일 2021-08-05 12:18:49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멸치 - 김기택


멸치

                                                                              - 김기택 -

                                                       

 

 

 

굳어지기 전까지 저 딱딱한 것들은 물결이었다.

파도와 해일이 쉬고 있는 바닷속

지느러미의 물결 사이에 끼어

유유히 흘러다니던 무수한 갈래의 길이었다.

그물이 물결 속에서 멸치들을 떼어냈던 것이다.

햇빛의 꼿꼿한 직선들 틈에 끼이자마자

부드러운 물결은 팔딱거리다 길을 잃었을 것이다.

바람과 햇볕이 달라붙어 물기를 빨아들이는 동안

바다의 무늬는 뼈다귀처럼 남아

멸치의 등과 지느러미 위에서 딱딱하게 굳어갔던 것이다.

모래 더미처럼 길거리에 쌓이고

건어물집의 푸석한 공기에 풀리다가

기름에 튀겨지고 접시에 담겨졌던 것이다.

지금 젓가락 끝에 깍두기처럼 딱딱하게 집히는 이 멸치에는

두껍고 뻣뻣한 공기를 뚫고 흘러가는

바다가 있다 그 바다에는 아직도

지느러미가 있고 지느러미 흔드는 물결이 있다.

이 작은 물결이

지금도 멸치의 몸통을 뒤틀고 있는 이 작은 무늬가

파도를 만들고 해일을 부르고

 

 

 

 

고깃배를 부수고 그물을 찢었던 것이다.

 

              -시집<바늘구멍 속의 폭풍>(1994) -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0144 시 문학  
목숨 - 신동집
조커
2021-08-07 0-0 175
10143 시 문학  
목숨- 김남조
조커
2021-08-07 0-0 160
10142 시 문학  
목마와 숙녀 - 박인환
조커
2021-08-07 0-0 333
10141 시 문학  
시인 - 김남주
크리스
2021-08-07 0-0 163
10140 시 문학  
시대병 환자(時代病患者) - 박세영
크리스
2021-08-07 0-0 171
10139 시 문학  
승무(僧舞) - 조지훈
크리스
2021-08-07 0-0 310
10138 시 문학  
목구(木具) - 백석
조커
2021-08-06 0-0 156
10137 시 문학  
목계 장터 - 신경림
조커
2021-08-06 0-0 151
10136 시 문학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조커
2021-08-06 0-0 157
시 문학  
멸치 - 김기택
조커
2021-08-05 0-0 149
10134 시 문학  
멀리 있는 무덤 - 김영태
조커
2021-08-05 0-0 158
10133 시 문학  
머슴 대길이 - 고은
조커
2021-08-05 0-0 157
10132 시 문학  
만술 아비의 축문(祝文) - 박목월
조커
2021-08-04 0-0 149
10131 시 문학  
마음 - 김광섭
조커
2021-08-04 0-0 189
10130 시 문학  
마른 풀잎 - 유경환
조커
2021-08-04 0-0 233
10129 시 문학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 장정일
조커
2021-08-03 0-0 196
10128 시 문학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 유치환
조커
2021-08-03 0-0 237
10127 시 문학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조커
2021-08-03 0-0 162
10126 시 문학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조커
2021-08-02 0-0 271
10125 시 문학  
떠나가는 배 - 박용철
조커
2021-08-02 0-0 411
10124 시 문학  
등산 - 오세영
조커
2021-08-02 0-0 136
10123 시 문학  
들길에 서서 - 신석정
조커
2021-08-01 0-0 189
10122 시 문학  
들국 - 김용택
조커
2021-08-01 0-0 172
10121 시 문학  
동천(冬天) - 서정주
조커
2021-08-01 0-0 148
10120 시 문학  
돌팔매 - 신석초
조커
2021-07-31 0-0 159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