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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크 | L:5/A:45
112/350
LV17 | Exp.3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501 | 작성일 2013-02-09 10: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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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 더워..."

교실안에까지도 들어찬 아지랑이를.바라보며 힘없이 손부채로 바람을.일으킨다

하지만, 바람에 의해 땀이 말라가는것보다 많은 양의 땀이 수도꼭지처럼 열려버린 땀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방학식전용 교내방송은 끝났지만, 그말은 2차도, 3차도 남이있다는.것...

절망이다,

교내 전력망은 어느정도 복구되었다곤 했지만, 에어컨은 켜질.기미조차 보이질않았다

어째서냐... 도데체 어째서 이 지옥을.경험하게 하는거냐...

"후우..."

작열하는 운동장위로 그의 뜨거운.한숨이.더해졌다

[벌컥-!]

시원스럽게 문이 열리며 담임이자 체육교과를 담당하고 있는 젊은 여선생이 모습을 들어냈다

한손에 출석부를.들고 반팔티셔츠를 입은 그녀는 출석부를.강하게 교탁위에 내려놓곤,

"방학식, 끝!! 집에 가!!"

그 한마디를 외쳤다

순간 녹은.아이스크림마냥 책상에.늘어붙어있던 학생들이 일제히 고개를.들었다

"학교측에서 학생들의 신체보전을.위하여, 방학식을.속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집에 가도돼"

그제서야 벙쪄있던 학생들은 환호성을.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연히, 그.속에선 찬영도 포함되어 있었다

"너, 뭘그리 좋아햐냐?"

이젠 집에가서 시원한 에어컨바람을 쐴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소가 끊기질 않던 찬영에게 인호가 물어왔다

"집에 가잖아"

"러브레터는?"

맞다, 완- 전히 잊어먹고 있었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고백에, 난생 처음 받아보는 러브레터지만 그것보다 우선순위는 더위였던 것이다

머릿속에서 확립된.개념들의 위계질서에 탄식을 토하며 표정이 어두워졌다

"빨리.. 처리하고 가야지"

그는 문가로 몸을 움직여 복도로 나갔다

"어? 찬영아, 같이가"

뒤쪽에서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은하가 손을 높이 흔들며 종종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아, 쏘리쏘리, 오늘은 좀 볼일이 있어서"

달려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무슨일이지?..."

찬영의 뒤를.따라오던 인호가 그 자리에 없는 그를 대신해 대답을.해주었다

"러브레터를 받았거든, 그것 때문에"

"에엑?! 왜...왜 말안해줬어!!"

"아니, 방금 말해줬잖아"

"좀더 일찍!"

찬영을 따라가기위해 달리는 그녀의.뒤를 바라보며 인호는 볼을 긁적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근데... 어디로 간 건지는.알려나?...뭐, 어떻게든 되겠지만"

------

해를 등지고있는 체육관 탓에 약속한 장소는 only 그늘로 뒤덮혀있었다

한쪽에는 원래 화단으로 사용했던 모양이지만 학교 뒤쪽에 위치한데다가 오는 사람이 별로없어 자라고있는 것은 잡초밖에 없었다

"으음... 너무 빨리왔나?"

물론 그 장소에 있는 것도 잡초와 자신뿐... 어디에도 여학생은 볼수 없었다

"혹시, 낚인거라면 참을수 없을만큼 비참해지는데..."

비관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돌려보기도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는 기대는 어찌해볼수가 없었다

예쁠까? 귀여운 타입일까? 아님 청순?

굳이 러브레터로 마음을 전하는걸 보니 부끄럼많은 성격일수도 있겠다

"우흐흐흐"

변태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기분나쁜 웃음을 짓는 찬영...

"아, 있다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그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소녀'가 한명... 아니 두명있었다

두명이다, 그래 두명...

같은 사람이 두명

오렌지색 리본을 맨 소녀가 두명...

"쌍둥이?"

""쌍둥이!""

그런 것인가?!그랬던 것인가?!
이거라면 러브레터가 두장인 이유도 납득이 간다

쌍둥이라고 꼭 취향이 같을 필요는 없다만, 일란성이라면 유전자구조가 완전히 같기때문에 (취향이 유전자를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다만) 첫눈에 반한것도 일리가 있다

"크흠... 저..저기, 그래도 두명을 한꺼번에 사귀는건..."

"저기... 선배"
"우린 아무래도 괜찮아"
"3명이서 '오늘부터 1일'인것도..."
"사귀어... 줄꺼야?"

마치 두명이서 한 사람인것처럼 서로 말을 이어가는 쌍둥이...

"어... 뭐"

당황스러워 제대로 말이 안나온건데도, 그들은 승락으로 받아들였는지, 바로 애프터 신청이 왔다

""그럼, 내일 역앞 공원으로 2시까지 나와, 데이트야!""

자기 말만 하곤 황급히 자리를 뜨자 변명할 여지조차 없게 되버렸다

"어...어이! 자..잠깐만!"

소리쳐서 그들을 불러세워 보려했지만, 들리지않는.것인지 안들으려하는 것인지, 갈길만 쭈욱- 갈뿐이였다

"으아.... 일났다"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트윈테일이라고 부르는 헤어스타일을 한 그 소녀들은 전혀 상상과는 다른 타입이였다

키는 작은편에 속했지만, 귀엽다 라기보다 말괄량이라는 느낌밖에 들지않았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는, 그들에게 연애감정이 들지않았다

선후배사이정도라면 괜찮겠지만, 그 이상은 확실히 무리다

내일, 확실하게 거절을 해야될지도..

"그보다... 이름도 모르네"

머리를 긁적이며, 앞으로 추억속에 고이 묻어둘 작정이였던 첫 고백의 기억은 그렇게, 허망하게 타락해 버렸다

"집에... 가자"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그는 체육관의 그림자에서 빠져나와 햇빛이 쨍쨍 내리쬐고 있는 길을 걸어갔다

"근데 뭔가 꺼림직하네..."

정문 앞에서 잠깐 학교를 뒤돌아보며 그는 말했다

"뭐어, 기분탓이겠지"

---
같은 시각

"도오 데에 체에!"

직사광선이 그 어디보다 강하게 내리쬐는 학교 옥상위에서 은하는 소리쳤다

"어디있는거야! 그 바보느은!!"

------

그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딱히 할 짓이 없어 멍하니 거실 쇼파에 드러누워 tv를 틀어 예능 채널을 고른뒤 멍청하게, 방송인들이 떠들어대는 걸 웃고, 웃고 또 웃을 뿐이였다

그런 생활을 하게 된지 벌써 2년째...
전엔 시끌벅적까진 아니였지만 사람사는 집이라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사건후... 상황은 반전됬다

집안일은.그럭저럭 해나갔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 반지르르하게 해 놓았을 뿐, 그의 내장이 썩어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주위사람들은 깨닫고 있지 못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직후, 친척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어떻게 할거냐' 고

분명 그를 향한 가족애가 아니라 그저 언젠가는.해야할 말이였으니까 꺼낸 그 말 한마디로부터 그는, 중3의 어린 소년은 많은것을 깨달을수 있었다

그 주변에 있던 '가족'이란 범주내의 모든 이들은, '적'이라고...

하나같이 그들이 하는.말은 '넌 아직 돈관리 못하니 내가 해줄께'

혐오스러웠다

참을수 없을 만큼 혐오스러웠다

찬영의 부모로부터 나온 보험금이며 자산을 노리고 덤벼드는 그 자들이...

연락을 끊었다

그들로부터 오는 모든 전화와 문자를 스팸해버렸고 그들이 찾아오면 문전박대를 했다

그것이, 힘없는 소년이 할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였을.것이다

"후우.."

안경을 쇼파 앞 탁자위에 올려놓고 두 눈을 손바닥 하나로 가렸다

심호흡을 하는데도 떨리는 그의 목성으로부터 그의 심정을 알수 있었다

짜증, 분노, 슬픔, 외로움, 괴로움, 괴로움, 괴로움, 괴로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보지만 이미 눈가엔 이슬이 내려앉아있었다

학교에서, 다른 이들앞에서 보인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그의 알맹이가 훤히 노출되어 있다

약점이라고 생각하지않는다
보듬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누구에게나 일어날수 있는 '운이 나쁜' 일인것이다
새 신발을.신고 길을 걷다 개똥을 밟은 것마냥...

TV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그에게 닿지 못했다
멀리, 저 멀리 안드로메다와 지구가 떨어진 만큼 사이가 벌어져있기에...

[띵동-]

벨소리가.울려퍼졌다

쇼파에서 황급히 일어나 시계를 슬쩍 본뒤 현관쪽으로.다가갔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찾아올사람은 없을텐데 ...?

문에 장착된 도어아이를.통해 바라보자, 은하가 냄비하나를 들고 서 있었다

경계심따윈 잊은체, 당연하다는 듯 문을 열었다

"무슨일?"

"엄마가 장조림했는데 좀 갖다주래서"

"어? 어어, 고마워, 맛있게 먹겠다고 전해드려, 감사하다고도"

그는 두손으로 냄비를 받아들고 안쪽으로 들어갔고 문은 다시 닫혔다

은하는 찬영에게 무슨 말을.하려 입을 우물쭈물 했다만, 눈치가 없게도 그 상황을 목격하지 못한지라 집으로 돌아간것이다

뭔가 좀 분하다

그 때문에 전교를 돌아다닌 탓도 있고, 아직 물어볼것도 못물어봤다

'어..어..어떻게 됬냐고 물어보는게 안어색할까?  잘못됬다면 좋기야 하지만, 왜 그런걸 물어보냐고 하면 뭐라고 답해야되지? 어떻게 해야하지?!'

[띵동-]

'누...눌러버렸다아!!'

다시금 초인종소리가 울려퍼지자 찬영은 누군가 하고 도어아이를 들여다보았다

왠진 모르지만, 어쩔쭐 몰라하며 문앞을 자꾸 서성거리는 은하가 있었다

'볼일이 있나?'

문을 열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뭔 일이야?"

"자..잘 됐어?"

"? 뭐가? 장조림 말하는건가? 아직 먹어보진 않았는데?"

"아니아니, 그...그게 아니고"

"그럼?"

"러..러러러브레터 바..받았다며"

"아..."

대답을 내놓기 앞서 탄식을 표하는 찬영의 모습으로부터 안도감이 들었다

"그게 말이지.... 어쩌다보니 내일 데이트약속이 되버렸네"

'그...그 마알 으은?!?!'

심적으로 다급해진 그녀는 전례없던 당황을 표하며 그에게 고개를 들이밀며 따지듯 물었다

"언제! 어디서 만나는데?!"

"일단 내일 역앞 공원, 두시... 였을껄? 근데 그건 왜?"

"아..아무일도 아냐! 절대 따라가려는거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그렇게 외치곤 쿵쿵 발을 구르며 옆집으로 돌아가는 은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찬영은 머리위에.물음표를 띄웠다

"뭐지?... "

곰도 이리 둔하진 않을 것이다

다시 방으로 들어온 그는 어지럽혀져있는 거실을 바라보며 '정리'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돌아오자마자 에어컨을 키고, 갑갑한 교복은 아무데나 벗어놓고, 간편한 반팔 티셔츠에 반바질 입고, 쇼파위에 드러누운 탓이리라

인정하긴 싫지만 현관앞에 떨어진, 꼬릿-한 냄새가 나는 양말을 폐기물을 수거하듯 엄지와 집게로 들곤 빨랫감을 모아두는 바구니 위로 집어던졌다

다음은 교복셔츠... 다음은 바지...

앞으로 한달 반정돈 입을 일이 없으니 세탁을 해둬야 겠지... 하고 주머니를 뒤졌다

전에 호주머니 안쪽에 돈이 있다는 사실을 까먹곤 세탁기에 돌렸다가 무려 5만원을 못쓰게 된 사건으로부터 습득한 지식이였다

혹시 주머니에 아무것이 없더라도 예방하는 차원에서...

아니나 다를까, 매점에서 사용하려고 꺼내둔 것인지, 천원짜리가 그 속에서  튀어나왔다

공돈이 생긴 느낌이다

"기분 좋은데?"

마저 뒷주머니를 뒤지다 영수증 같은게 있어 꺼내보았다

두번접혀있는 흰색의 종이...

영수증의.재질은 아니였다

"이거 왠지 불길한 예감이..."

접혀진 순서를.역행해 그 내용을 바라보니 '그들과 접촉하지마, 목숨이 위험해' ...

싸구려 협박문자라는 색이 강했지만 그들이 누구를 가리킨것인지 알리가 없다

'장난... 인가?'

그저 아는.녀석들의 짓이라기엔 내용도 진지하고, 무엇보다도 떡밥이 없다

친구들이 했다라면, '어? 너 호주머니에 쪽지같은게 있어' 라며 반응을 유도하지, 1달 반을 기다려서 반응을 보려는 녀석들은 많지가 않다

그럼, 학급친구가 아니라면 도데체 누가 저지른.일이라는 말인가?

언제, 어디서, 누군가가, 왜 이런쪽지를...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오한을 맞으며 그는 마른침을 목뒤로 넘겼다

-------


10화 아니고 2화입니다 ㅋ

2진법이요

애초에 러브코메디가아니라 가상현실 판타지라ㅋㅋ

찬영의 이름을 짓게된 계기

아... 이름짓기 귀찮아... 기찮아... 기찬영...   작명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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