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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다. 10화
슛꼬린 | L:34/A: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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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410 | 작성일 2013-02-25 10: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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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다. 10화

novel.naver.com/challenge/detail.nhn

네이버 링크(본 내용을 끝까지 보시려면 네이버링크 들어가시는것을 추천함)

 

<11월22일 목요일>

여고생의 방에 비슷하거나 연상으로 보이는 금발 푸른눈의 소년이 노란색 꽃무늬가 새겨진 이불이 단정히 펼쳐진 침대 위에 앉아있다.

"음.... 소희는 씻으러 갔고..."

벽 에 걸린 시계를 보니 아직 7시 밖에 되지 않았다. 학교 출근 시간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그에게 현재 할 일이 없다.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으로 간다. 어찌 보면 똑 부러지는 주인의 성격같이 정돈이 되어있다. 한쪽으로 메는 듯한 네모난 가방은 약간 열린 채로 속의 책들이 숨을 마시고, 책장에 가지런히 놓인 책들은 소설책 같은 흥미류와 공부를 위한 참고서 및 교과서들이 따로 나뉘어서 줄을 서있다.
그렇게 찬찬히 방 안의 풍경을 볼 때,

"소희야, 이불 빨래 맡기러 가야 하니까 방에좀 들어갈게."

타박타박 발소리가 문앞까지 옮겨 왔다. 래리엇은 급히 몸을 숨기려고 했지만,

"어라?"

몸이 숨겨지지 않는다.
끼기긱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고 탈칵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우으으으으으으으으!"

끼이이이이익

"참. 다쳤으니까 정리 정도는 하지말라고 했는데도."

그는 이불을 접어서 개더니 팔에 끌어안고서 문을 닫으면서 나갔다.

'휴우...들킬 뻔했네.'

소년은 긴장이 풀리고 옷장을 열고 나온다. 아직도 옷장의 벽면에 붙어서 떼지지 않고 있는 테이프의 끈끈한 부분이 옷에 붙었지만 위기는 모면했다.

"이대로는 위험하겠는걸.."

"뭐하는데 그렇게 거머리처럼 땅에 붙어있는 거에요? 설마 내 물건의 냄새를 맡으면서 변태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거?"

지금 막 씻고 나와서 그런지 머리에 물기가 남아있다. 소녀의 손은 수건을 잡고서 머리를 문지르고 있다.

"그..그게 아니라...."

그는 좀 전의 일을 설명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방에 갑자기 들이닥친 것.그리고 몸이 숨겨지지 않아서 옷장속에 숨어들어서 몸에 끈끈이만 잔뜩 묻히고 나온 것. 등.. 

"옷장에?"

"네, 옷장에."

소녀는 수건을 들고 있는 손을 축 늘어뜨린다. 그에 따라 물을 머금어 약간 무거워진 듯한 수건이 바닥과 수직을 이루듯이 곧게 잡혀 있었다.
소희는 그 팔을 위로 올리더니

"??????"

찰싹! 대각선을 그리며 채찍이 된 물먹은 수건을 휘두른다.

"크헉!"

그 수건은 마치 자로 잰 듯이 정확히 그 끝이 소년의 볼 중앙에 물을 흩뿌리며 휘둘러진다.

"이 변태자식아... 숙녀의 옷장에 누가 마음대로 들어가래?" 그녀는 이번엔 팔을 왼쪽 위로 치켜든다. "자...잠!" 찰싹! 두번째의 공격에 이어서 소녀는 난도질?을 시작한다.

"너무..악!..급해..아악!..애초ㅇ..먼저 넣은ㄱ...욱! 소희였잖 악?!..."

그의 얼굴은 한순간에 두배로 부어오른듯이 여기저기가 아렸다.   
하지만 소녀는

"아아, 그래서 래리엇 선생의 머리에는 내가 넣어두지도 않은 속옷이 옷장에서 걸려나오신 거구나?"

"?아니...왜?"

그러고보니 아까부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다.

"아!이건 아까 침대에서 허둥대다가..."

그는 아까 이불속으로 숨어볼까 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이불을 가지러 방에 들어오는 것이니 이불 속에서 나와서 옷장으로 들어갔다. 아마 그때 이불 밑에 있던 것이 걸렸던 것일텐데..

"자아. 아~ 할 시간이에욧!"

그에게 설명할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는 듯이 소녀는 웃고는 있지만 섬뜩한 얼굴로 어디선가 꺼낸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손에 움켜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은

"아??????"

그의 입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푹!

=========

소녀는 화요일의 일을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손에는 막대기가 아직도 들려 있다.

"아. 아마 그때부터 기억이 끊겼을 거에요."

"술먹은 아저씨도 아니고..참.."

소녀는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고

"그녀석을 처치한 후에 나를 업고 집까지 단숨에 가서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준 대로 눌러서 집에 들어간 뒤에 바로 쓰러졌죠."

하아 하고 소녀는 한숨을 쉬더니,

"그리고 나서 제가 몸에 힘이 다시 나서 기절한 변태씨를 끌고 옷장에다가 움직이지 않도록 테이프로 자알 묶어놨죠. 그런데 몸을 숨길 수 없다니 그건 또 어떻게 된거?"

소년은 침대 위에 앉은 소녀와는 다르게 방바닥에 벌받는 자세로 앉아서 달걀로 뺨을 문지르며

"잘 모르겠어요...전엔 이런 일이 없었는데... 것보다 변태라니! 정말 오해라구요 그건!"

소희는 무시하고,

"됐으니까 옷장에나 들어가요."

"넷? 왜 또..."

그녀는 물음에 답하듯이 손가락으로 옷걸이에 걸려 있는 교복 치마를 가리킨다.

"아아... 알겠어요. 그런데.."

"그런데?"

소년은 자신의 옷에 묻은 테이프와 그 찐득한 부분을 가리키며

"저것좀 떼고..."

그에 소희는 저건. 이라고 말하며 막대기를 그의 머리 위에 대더니

"알아서 하세요."

상냥한? 표정과 어투로 말한다.

하지만 그 얼굴에는 '입 닫고 어서 들어가지 않으면 몽둥이를 후려칠거야 이 무능아 자식아.' 와 비슷한 의미가 드러나 있다. 그것을 안 래리엇은 잔말 않고 옷장에 들어가 문을 닫는다.

=======

-10시 42분 3교시 2학년8반 교실-

"헬로 에브리원~"

교실 앞문을 열고 남색 코트를 입은 원어민 선생이 들어온다. 그의 한손은 교재를 들고 있고 다른 한손은 달걀을 든 채 볼을 비비고 있다.   
안녕하세요. 학생들의 인사가 들려온다. 그때 맨 앞줄에 앉은 이른바 '노는 학생' 스타일이랍시고 교복 대신 패딩류를 입고 있는 남학생이

"쎔! 얼굴이 왜 그렇게 부었어요? 여친한테 맞았죠?"

그 말에 학생들은 웃는다.

"그런건 아니지만 맞았다는 점에선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그리고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죠?"

그러자 맨 오른쪽 분단의 앞에서 세번째에 앉은 단발 머리의 여학생이

"참관 수업 아닌가요?"   

선생은 책을 펴고 웃으며

"음 그래요. 그래서 오늘 수업 도중에 교감 선생님이랑 영어 선생님이랑 오신다니까 평소보다 열심히 질문을 할게요."

말을 끝낸 그는 맨 왼쪽 분단 맨 뒤에 앉은 소희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설마....'

소녀는 순간 아침의 행동에 대해서 후회를 했다. 안그래도 평소에도 쌓인 것이 많아서 질문을 그녀에게 많이 해서 소심한 복수를 하던 그이지만 이번엔 왠지 모르게 더욱 심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녀는 칠판에 학습 목표로 'p142 speaking'라고 쓰는 그를 보며 망했다. 라고 중얼거린다. 평소 활발한 성격과는 다르게 질문에 울렁증이 있는 그녀로써는 어쩌면 집에서 그를 무차별 적으로 폭행한 것에 대해서 질문에 의한 복수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

-10시 57분-

뒷문이 열리더니 선생 둘이 들어온다.
중 년의 얼굴에 배가 약간 볼록하고 정장을 입고 있는 아저씨는 교감인 한필수이고 그 뒤에 따라 들어오는 아가씨 스타일에 왠지 가방은 '굳이' 같은 이름을 달은 명품으로 들고 다닐 것만 같은 곱상한 외모의 여선생은 영어 교사인 이나희다.
임용고시에 한번에 붙어서 스물 넷의 나이에 선생이 되어 이 학교에 2학기부터 부임했다. 둘은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사물함 앞에 준비된 의자에 앉고 종이와 펜을 꺼낸다. 칠판에 글씨를 써내려 가던 래리엇이 뒤를 돌아보더니 살짝 눈길을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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