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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초능력자의 의뢰소 #01
토우마짱먹 | L:0/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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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9 | Exp.4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741 | 작성일 2014-11-16 11: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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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초능력자의 의뢰소 #01

 #01. 닮았다
 
짧은 스포츠 머리와 까만 눈동자에 송충이 눈썹을 한 남성이 길을 걷는다.
 
옷차림은 외모와 달리 평범했다. 눈동자와 같은 색상을 한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바지는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청바지로 돼 있었다. 신발은 요즘 인기 있다는 컴퍼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색상은 때가 묻지 않은 흰색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자기가 온 곳을 확인하였다. 남자의 시선은 건물 간판으로 향하고 있었다.
 
-편의점-
 
이라는 글자를 확인한 후 들어가자 안은 편의점이라는 이름답게 잘 정리 돼 있었고, 데스크에는 한 젊은 여성이 받침 없는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먹을걸 사러 왔는지 오자마자 라면 코너로 가 라면을 집어든 뒤 계산대로 가 무언가를 요구하듯 가볍게 내려놨다. 여성도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선 바코드 감지기로 계산을 하였다. 여자가 금액을 말하자 남자도 알겠다는 듯이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1분만에 계산을 마치고 돌아가려는 찰나 여자가 남자를 향해 소리친다.
 
"저, 혹시 바쿠류 의뢰소를 운영하는 바쿠류씨 아니세요!?"
 
그렇다, 그 남자의 이름은 '바쿠류'였다.
 
바쿠류가 살짝 고개를 돌린 채 그녀의 눈을 마주본다.
 
"그렇다만…나한테 볼 일이라도 있나?"
 
"당연하죠, 의뢰에 관한건데…헤헷!"
 
그녀의 당돌함은 차갑다고 소문이 난 바쿠류마저 당황케 만들었다. 바쿠류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라면이 담긴 봉지를 올려놓곤 그녀에게 속삭이듯 말하였다. 그러자 여자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초롱초롱해진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대답하였다.
 
"오늘 저와 놀아주세요. 부탁이에요!"
 
"무슨 소리야…설마 그게 너의 의뢰라는건 아니겠……."
 
그때, 바쿠류는 무언가에 홀린 눈으로 그녀의 눈을 쳐다봤다. 그것은 '사랑'에 빠져서 생긴 '현상'이 아녔다. 갑자기 둔기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머리가 아파지자 바쿠류는 이를 갈면서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 잡았다.
 
'제…젠장…다…닮았어……."
 
바쿠류의 태도 변화는 여자를 당혹케 만들었다. 여자도 놀란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쿠류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하고나서야 그녀도 안심할 수 있었다.
 
"난…괜찮아…그보다 그 손부터 내려놓지……."
 
바쿠류의 매서운 눈매를 본 여자가 헛기침을 하면서 손을 내려놓는다.
 
"수당은 얼마나 줄거지……."
 
"음, 기본 수당에서 +1 해줄게요……."
 
"쳇, 끝나면 여기로 연락해……."
 
라고 말한 후 명함을 내려놓고 가버린다.
 
여기는 학원도시에서 사람이 많이 온다는 공원…평소라면 사람이 별로 없겠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다보니 많을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불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쿠류도 이곳에 와버렸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누군가의 유혹으로 와버렸다. 바쿠류의 옆에는 조금 전 만난 여자가 서있었으나 옷차림이 달라졌다. 짧은 c펌 헤어에 펭귄이 그려진 분홍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바지는 불꽃축제라는 곳과 어울리지 않게 트레이닝복 바지였다. 운동화는 바쿠류의 색상과 반대되는 검정색 운동화였다.
 
"에가오라고 했나…솔직히 이런건 네 혼자 봐도 상관 없잖아……."
 
"에이, 바쿠류씨…뭘 모르시네…이런 큰 축제일수록 같이 즐겨야죠!!"
 
"웃기지마, 나 바쁜 몸이거든!?"
 
"에이, 라면 먹을 만큼 바빠 보이진 않아 보이는데요…히히히!"
 
에가오가 왼팔로 허리를 툭툭 치자 바쿠류도 손으로 머리를 누르면서 "성질 건들지마!"라고 소리쳤다. 그러더니 에가오가 아프다는 핑계로 양팔을 버둥거리다 그만양팔에 바쿠류가 맞아버렸다. 바쿠류는 뒷걸음질 친 후 욱씬거리는 코를 붙잡은 채 그녀를 노려보면서 말하였다. 에가오는 그러거나 말거나 허리에 주먹을 갖다댄 채 미간을 찡그렸다.
 
"뭐하는거야…아프잖아!!"
 
"그건 제가 할 말이거든요!!"
 
그런데 누군가가 바쿠류의 등을 툭툭 친다. 짜증이 난 바쿠류가 뒤돌아서면서 소리친다. 그를 건든건 에가오가 아녔다. 그렇다고 그의 친구도 아녔다. 생전 처음 보는 여학생이었다.
 
옅은 브라운 조끼와 짙게 깔린 까만색 치마를 입은 그녀의 얼굴을 본 바쿠류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뉘쇼?"
 
"나? 날 모르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녀의 팔과 주먹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바쿠류가 또 한번 묻는다.
 
"그니까 누구냐고요……."
 
그때, 바쿠류 뒤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에가오가 삿대질을 한 채 소리친다.
 
"어엇, 레일건이다!!"
 
"뭐야!?"
 
그 순간, 바쿠류를 향해 날아드는 전격의 창…동체시력이 남보다 빠른 바쿠류가 놀란 눈을 한 채 옆으로 구른다.
 
레일건 혹은 토키와다이의 에이스라고 부르는 그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은 어마어마 했다. 바쿠류도 살짝 기분 나빠진 얼굴로 그녀를 째려보더니 양팔을 허리에 갖다댄 뒤 주먹을 쥔 채 말하였다.
 
"뭐야…이 쓰레기는……."
 
"쓰레기!? 방금 쓰레기라고 했어? 내 엉덩이를 만져놓곤 쓰레기!?"
 
"웃기지마, 내가 너 같은 계집의 엉덩이를 왜 만져!!"
 
"끝까지 변명하겠다…이거지…차아아앗!!"
 
그녀의 몸에서 발사된 10만 볼트의 전류는 바쿠류의 등을 닭살 돋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쿠류도 피하고 다닐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는지 냅다 뛰어들어 전격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그러자 주먹에서 흘러 나온 불꽃은 파동 형태가 되어 폭발하였다.
 
마침내 부딪친 두 개의 힘은 서로를 밀어내듯 강한 진동을 만들어냈다. 바쿠류는 이어서 안으로 치고 들어가 돌려차기를 시도하였다. 그러자 레일건 '미코토'도 높게 날아올라 손끝에서 전격을 발사하였다. 발에서 나온 폭발과 손에서 나온 전격의 위력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도망치게 할 정도로 매서웠고 강력했다.
 
바쿠류는 한 발짝 물러선 후 호흡을 가다듬었다.
 
"뭐하는 녀석인진 모르겠지만 엉덩이를 만졌다고 전격을 쏘아대는 너도 참 유아틱하군……."
 
"시끄러, 이 폭주열차 같은 놈아!"
 
"눈치도 참 빠르네…내 능력이 익스플로전인건 이제 알았나 보군!"
 
"어디 누가 이기나 해 보자고!"
 
"누가 할 소리!"
 
두 사람의 황소같은 돌진을 본 에가오가 어쩔줄 몰라하는 눈빛으로 손톱을 깨문다.
 
'어…어쩌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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