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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벤트 소설] 붉은 눈
절대존재 | L:0/A:0
123/310
LV15 | Exp.39%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566 | 작성일 2012-12-12 21: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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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벤트 소설] 붉은 눈

 눈.

 

대기 중의 수증기가 빙점하의 온도로 응결하여

그 빙결정 하나 하나가 지면으로 추락하여 생기는 기상 현상.

 

그 결정형은 매우 복잡하고 다난하여 

가시광선을 난각으로 교란시키며

그것은 새하얀 순백의 색채로 눈에 남는다.

 

 

인간이 살면서 맞이하는 온갖 종류의 기상 변화는

대개 그 역동을 감상하기에

너무나 정적이거나

너무나 급변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화창한 날씨를 보며

또는 흐릿한 날씨를 보며

그에 대한 미약한 감정 변화는 가질지언정

역동에의 의미 깊은 감상은 느끼지 못한다.

 

또는 

번쩍이는 우뢰를 보고 듣는 것이나

잔인스런 폭풍에 몸을 피하는 것에

생명에의 일시적 공포를 느낄 수 있을지언정

스며오는 운치있는 감상은 느끼지 못한다.

 

뭐, 어떤 것에라도

같잖은 사변을 붙여보는 버릇이 박힌 인간이라면

캄캄한 어둠에서도 감상에 젖을 수는 있겠다만

 

어떤 인간이라도 한번쯤은 그에 사색을 가져봤을 법한 

자연에의 경치는

만상 위에 흩뿌리는 큼지막하고 새하얀 함박눈꽃이 아닐까,

 

사계의 한 끝에서 비로소

여지껏 별 기별을 아니했던 

직관하는 변화의 경이를,

오차 없이 이행되는 온갖 법칙에의 시공을 

새삼 놀라워한다.

 

랄까,

주관이지만.

 

 

-

 

" 야...야야.... 자자자자......잠깐만!!!!"

 

" 잠깐이고 나발이고. "

 

푸칵-

 

둥글둥글 매끈하고 허연 눈덩이가 동요하는 소녀의 얼굴에 파괴음과 함께 부딪히며 부서졌다.

 

" 쿨럭 쿨럭- 켁...으그....."

 

얻어맞은 소녀는 콧물을 찔끔이며 고통스런 기침을 했다.

 

적갈색 웨이브에 스타일 좋은 소녀였건만 

안쓰럽게 찔끔 눈물 콧물 짜는 모습은.... 안쓰러웠다...

 

정신 없는 듯 휘청이는 그녀에게

먼젓번의 공격을 했던 백발의 매서운 눈매의 소년은 폭발적으로 맹공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슈욱- 슈욱-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 슈욱-슈욱-

슈욱- 슈욱-슈욱- 슈욱- 슈욱-슈욱- 슈욱-

 

소년의 팔이 궤도를 가를 때 마다 커다란 눈뭉치가 소녀를 향해 날아갔다.

한 팔이 궤도를 전부 그린 후엔 다른 팔에서 떨어져 나오는 눈뭉치,

다른 팔이 궤도를 전부 그린 후엔 예의 한 팔에서 떨어져 나오는 다음 눈뭉치,

이 왕복이 초당 약 3회,

그 팔횟짓은 인간의 것이 아니였다.

 

그녀를 철저히 죽이기 위한 듯 넘쳐올라 하늘을 찌르는 핏빛의 살기.

 

순간 쳐맞는 그녀의 눈에 보인 그 눈덩이의 색채는

새빨간 것이였다.

 

쿡- 콱- 꾸득- 투득- 카각- 퍼걱- 트극- 푸칵- 쿠카칵 - 

 

각기 다른 에너지, 다른 방향 , 다른 부위로 인해 

온갖 다른 종류의 의성어를 뿜으며 수많은 눈덩이가 그녀의 몸체에 부닥쳐왔다.

한 섬 한 섬 눈덩이가 부딪힐 때마다 

그것은 곧 산산히 부서져 그녀의 몸을 시작점으로 제트 엔진이 분사되듯 반댓 방향으로 튀어올랐다.

얼마나 세게 부딪힌 것일까.....

그렇게 도로 흩어나온 눈가루는 단단한 덩이였던 것으로 절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고운 분말같은 것이 되어 폴폴 흩어졌다.

 

" 으....으아아....윽... 뀩......우......우에에엑........"

 

전신에 사정없는

특히 머리에 집중된 '포격'에 소녀는 비명과 신음을 내다

콧구멍과 입속으로 들어오는 엄청난 눈뭉치에 그것마저 낼 수 없게 되었다.

 

소녀는 코와 입에서 눈을 뱉으며 침을 떨어뜨리고 헛구역질했다.

 

" 흐엑....흐엑..... 으아아아아아앙......"

 

거친 숨결로 숨을 다듬으며 콧물이며 침이며 불쌍히 쏟아내던 그녀의 눈가엔 이내

주위에 엉겨붙은 눈결정을 녹여뜨릴 뜨거운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럼에도 그녀는 꿋꿋이 울음을 겨우내 참아내는 중이였다.

 

" 김지은.....

그만해, 죄책감....들잖아."

 

백발 소년은 특유의 냉정한 눈매와 냉정한 말투로 

그럼에도 내심 진심스런 걱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눈물 콧물 다 짜내이는 그녀는

"으....극.....

훌쩍....훌쩍.....

나...난 포기....안해!

시윤이 니가.....

포기 안 하면 안해!! "

코를 훌쩍이며 붉어진 얼굴에 

눈을 꾹 감고서 그렇게 답했다.

 

" .....! "

 

맹한 그녀지만

언제토록 여리기 짝이없는 그녀지만

들러붙은 눈덩이의 차가움에,

'이시윤'의 기세등등한 살기에, 

몸을 달달 떨면서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본인의 의지, 관철해내기 위해 포기않았다.

 

거기에 이시윤은 그녀의 그런 마음을 분명하게 이해했다.

 

" '노멀'....주제에 무리하긴. "

 

그가 고개를 숙인 채 슬픈 눈빛을 지어냈다.

 

 

 

삑-

" 시작 경과, 5시간 36분 11초.

NO. 45 Kutis J. Bringer 씨의 안타까운 전시 탈락!

자아- 스타디움에 남은 플레이어는

이제 전부 다섯!

결선에 진출할 영예의 1인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

 

 

......따위의 음성이 두 사람의 귀에 끼어진 이어폰을 통해 들려왔다.

 

곧 그녀는 놀라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 다섯 ! 승기는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어...!'

 

그 미묘한 표정 변화를 읽은 이시윤은 

" 승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

살기가 소용돌이치는 이시윤의 섬뜩한 눈동자,

그에 김지은은 방금 전과 같은 안일한 생각따위에 깊이 반성했다.

 

"........

지은아,

봐. 넌 할만큼 했잖아. 난 정말 네가 자랑스럽다.

아니 존경스러워. 

평범한 비능력자임에도 이 혹한의 전투성에서 5시간이상을 버텨내다니,"

 

" 엑? 정말?

내가 자랑스러워?

으으...우으으...."

 

곧 그녀는 그의 말중에 섞였던 지나가는 그 짧은 한마디에 

얼굴을 붉히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건 진짜 의중이 아닌데 말이지.

 

" ....... 그러니까, 포기하라는 말이다. "

 

곧 그의 돌직구가 이었고

그녀는

" 싫.어 ! "

 

단호히 거절했다.

그에 연이어

" 이...이....

바보야 !!

지금 니 몸이 정상인 줄 알어?!

대체 그 놈의 승부욕이 뭐라고 끝까지 집착하는 거야?!! 

그렇담. 그딴 결승따위 내가 못 가게 만들어 주겠어! "

 

그렇게 소리쳤다.

 

" 겨우....겨우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 그 녀석'을.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어.

약속.....할게.

무리하지 않겠다고.

제발 나의 전진을 가로막지 않으면 안되는 거냐?"

 

꾸득-

귀에 들려오는 발에 밟히는 눈소리.

그만큼 그는 가만 서있는 중에도 발치에 힘을 주며 

그리 강하게 그녀에게 호소했다.

 

" ........."

 

스윽-

 

 

" ........? "

 

그녀는 갑작스레 몸을 숙였다.

 

 

그 뒤엔-

 

후욱-

 

"......!! "

 

몸을 크게 젖혀 한 번의 도약만으로 이시윤을 향해 가까이 뛰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부서질 듯 꾹 쥐인 눈덩이가 모여 있다.

" 네가.....

 

무리하지 않을리 없잖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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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존재
미완
2012-12-12 21:47:02
추천0
[L:23/A:416]
종이
광전사네 여자 광전사.
2012-12-12 22:00:51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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