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인형의 이야기-프롤로그2
“……….”
“………야, 큐어. 너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너무해?! 탄 베이컨이랑 계란프라이를 먹은 건 저 사람이라고?!”
큐어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배가 고파서 쓰러진 건지 아까 큐어가 차려둔 독(?)을 먹고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쓰러졌다.
“보통 탄 거 먹으면 저렇게 되냐?”
“!!”
“대체 뭘 넣은 거야?!”
“………비밀♡.”
“죽고잡냐?”
사람 잡을 일 있냐!!
“별거 안 넣었어. 소금이랑, 간장이랑….”
“스톱. 거기 방금 이상한 게 들어가지 않았냐?”
“에에~. tv에서도 계란에 간장 뿌려 먹는다던데?”
뭐, 그 정도는 괜찮겠…지?
“¢○◎○랑★☆○◆랑◆□□.”
“이봐요, 정신차려 봐요?! 이봐요!!!”
“으으으……….”
다행이다. 큐어가 살인자가 되지 않을 수 있겠어.
“어째 방금 무지 실례되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문제야!!”
“……여긴……….”
“다행이다. 정신이 들어요?”
“난 분명……알 수 없는 음식을 먹고……”
“다음부턴 수상한음식은 먹지 말아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또 그런 경험을 하긴 싫겠지.
그보다 이 사람. 큐어랑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똑같다. 큐어가 좀만 더 크고, 무뚝뚝해지면 이 사람과 똑같은 인상이 될 것 같다.
아빠……라고 하기엔 너무 젊고……삼촌인가? 형일 수도 있겠네. 뭐, 물어보면…
꼬르르륵~
“……………배고프세요?”
끄덕.
“잠시만 기다리세요.”
할 수 없지. 어디보자, 소면이 남아있던가?
“……….”
“……….”
전 지금 굉장히 어색합니다. 저와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과 같이 거실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다니, 굉장히 어색한 일이죠?
“……….”
“……….”
뭐라 얘기는 해야 할 텐데. 대체 뭐라고 말을 꺼내야 되지?
“………인형…….”
“네?!”
“……인형 많네.
생각해보면 집안 곳곳은 제가 만든 봉제인형이 가득합니다.
“인형 만드는 걸 좋아해서요. 헤헤.”
“미싱도 정확하고, 거의 한 번에 만들었네.”
제 얼굴과 같은 사람이 제가 만든 인형을 평가하니, 뭔가 기분이 아이러니하네요.
“아니, 그렇게 대단한건…….”
“아니지.”
“맞아요. 아직 바느질도 서툴고, 원하는 대로 다 만들어지는 건 아니고, 또….”
“………이상해.”
“네?! 그렇게 못 만들었나요?”
저 상처받을 것 같아요.
“…보통… 화내야 되잖아.”
너무 담담하게 얘기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방금 절 도발하신 거였어요?
“하지만 못 만든건 사실이고….”
“너… 상당히 재밌네. ……이름은?”
“네?”
“……이름.”
정말 말이 없으신 분이네요.
“저…큐어…요.”
“큐어…좋은 이름이네.”
“저기……형 이름은요?”
우와아~ 갑자기 이름 물어보면 실례인가? 어쩌지, 벌써 물어봤는데.
“내 이름은…….”
“이시스 님이시지?!”
“…………………….”
“…………………….”
갑자기 이시스 형의 뒤에서 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살짝 보라색 계통의 머리를 가진 소녀 이 나타나서 말을 했습니다.
“………저기…….”
“보이스 레코딩이다.”
“아~, 그렇구나.”
“야, 치쿠! 이시스 님이 가방안에 조용히 있으라고 했잖아?!”
“하지만 너무 답답한걸?!”
밝은 갈색계통의 머리카락을 가진 피터팬을 연상케 하는 녹색계통의 옷을 입은 인형도 나타났다. 이제는 대화까지….
“………….”
이시스 형의 안색이 더욱 안좋아졌다.
“저……형…….”
“………인형극.”
아아~ 그렇구나.
“거짓말 하지마!!”
가온이가 맛있어 보이는 잔치국수를 담은 그릇을 쟁반에 담아서 왔습니다.
“우와~. 맛있겠다~.”
“치쿠, 말하지 말라니까?!”
지금 가온이와 이시스 형의 얼굴엔 똑같은 마음을 담은 표정이 나타나 있습니다.
‘바보다. 이 녀석들은 바보다.’
“이거 신고하면 돈 받을 수 있을까?”
““아앗?!””
“저기, 가온아?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네가 부숴먹은 밥솥 때문에 돈이 궁해졌다.”
………죄송해요, 이시스 형. 전 못 도와드리겠어요. 가온이는 특히 돈이 나오는 부분에선 무섭거든요.
“……후회할거야.”
"후회 따윈…….”
가온이의 말이 멈추고 시선이 아까 전의 그 인형들이 있던 곳에서 멈춰있습니다.
“?”
가온이의 시선을 향하자 거기에는 고양이 귀 같은 검은색 머리를 가진 인형이 가방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 끝났네.”
제 입에서 나온 소리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있습니다.
가온이가 좋아하는 색은 검정색, 가온이가 좋아하는 동물은 고양이.
“나, 저거 주면 신고 안할게.”
게다가 생긴 것과 안 어울리게 귀여운 거를 좋아합니다.
“………좋아.”
엑?! 주는 겁니까?
“……저 팔리는 겁니까?”
“하쿠 팔리는 거야?!”
“이시스 님. 너무 그러지 않으시는 게!!”
쟤 이름이 하쿠였구나~.
“대신에 말이야.”
이시스 형이 일어나서 가온이의 목덜미에서 나고 있는 약간의 피를 자신의 엄지손가락으로 닦았습니다.
“너희들은 내꺼야.”
그리고 엄지손가락을 혀로 핥았습니다.
“나왔다?! 이시스님의 소유욕.”
어쩐지 인형 세 개가 모두 통달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좋아. 그러니까 저거 줘.”
좋은 거야?!
“큐어, 너도 좋지?”
“응, 나?”
이시스 형은 인형도 잘 만들것 같고, 게다가 저 치쿠, 타쿠, 하쿠라는 아이들도 귀여우니까……
“응. 나도 할래.”
“………저기 이지스님.”
살짝 멍한 게 이미지인 하쿠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국수 다 불었습니다.”
“……………….”
그대로 이시스 형이 배고픔을 못 견뎌서 불어터진 국수를 모두 먹으려 했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 캐릭터라서 이미지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가온이가 죽자 살자 막은 건~ 비밀☆
추신적으로 국수는 인형들이 먹었습니다. 너희들 먹을 수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