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아제아제 바라아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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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아제아제 바라아제옛날 이야기에서 튀어나온듯이 곱게 나이 드신 노스님이 누런 가사를 입고 부처님 앞에 독경하는데, 긴긴 겨울밤 동안 산문 앞에는 눈이 소복히 쌓입니다. 노스님은 독경을 멈추고 침침한 눈으로 눈길에 산문을 찾아올 손님을 걱정하듯 바깥을 바라보십니다. 경 읽는 소리가 끊겼는데도 부처님 미소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누가 치웠는지 모를 눈더미 사이로 한 명의 손님이 산문을 오릅니다. 노스님은 늦은 밤 찾아온 손님에게 차 한잔을 내밉니다. 따뜻한 대추 내음이 손님의 어깨까지 쌓인 눈더미를 녹입니다. 긴긴 밤 적적하셨는지 손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는데, 늙으면 부처님같은 맑은 아이가 된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손님을 배웅하던 천진난만한 노스님은 눈이 녹으면 다시 찾아와 달라고 합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그러고 나서 1년인가 2년이 지난 뒤 볼일이 생겨 산문 근처를 지나던 손님이 옛날 일을 기억해내고 눈 녹은 산문 길을 올라갑니다. 하지만 노스님은 계시지 않고 이전에 노스님과 함께 손님을 배웅한 동자승 하나가 맞아줄 뿐입니다. 젊은 스님은 노스님의 유품이라며 누런 종이에 쓰인 검은 붓글씨를 내밉니다. 손님은 건드리기만 해도 누런 먼지로 흩어질 듯한 종이를 곱게 품에 안고 사바 세계로 내려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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