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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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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83 | 작성일 2021-01-02 11: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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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저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야기가 항상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관심 있게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성격입니다.

지금은 많이 자제하는 편이지만, 몇 년 전에는 지나치게 이야기를 지어냈던 적이 있습니다. 병적인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당시 학교에선 괴담이 유행해서 저도 덩달아 친구들에게 제가 지어낸 이야기, 그러니까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제 자는데 귀신이 가슴 위에서 춤을 춰서 숨 막힐 뻔 했어."
"어제 자는데 부엌에 검은 그림자가……."

신기해하는 애들의 반응에 저는 매일 이런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한 일은 거짓말이 계속 될 때마다 밤마다 잠을 설치고 가위에 눌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거짓말을 한다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그러다 거짓말을 계속 하다 보니 식상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예지몽을 꿨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 지금 그거 어제 꿈에서 본 장면이야."

라는 말을 시작으로 거짓 예지몽에 대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위에 대한 꺼림칙한 생각도 있어서 "오늘은 집에 가다가 돈을 줍는 꿈이었어." 이런 식으로 좋은 면으로만 말했지만, 점점 애들이 흥미 있게 들어주자 신이 난 저는 점점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조심해. 꿈에서 너 계단에서 구르는 걸 봤어."
"동네 고양이 '순이'가 며칠 후에 죽을 거야."
"학교 앞, 슈퍼 아줌마가 차에 치일지도 몰라."

이쯤 되면 누군가가 '뻥 치지마라, 거짓말도 작작해라.' 하면서 말렸어야 되는데 아무도 말리지 않으니 저는 계속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휴일에 학교 운동장으로 축구하러 가는데, 축구하고 있던 친구들이 갑자기 저한테 몰려왔습니다.

"네 꿈대로 됐어!!!"
"응, 뭔 소리야?"
"슈퍼아줌마가 트럭에 치여서 병원에 입원하셨어!!! 아줌마가 '순이'를 안고 있었는데 아줌마가 치이시면서 순이가 죽어버렸대!!!"

그 말을 듣고 충격에 빠져 그대로 집에 돌아왔고, 왠지 모를 죄책감에 모든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자꾸 귀신이야기 하면 정말 몸에 귀신이 들어온다는 말이 있잖니. 네가 자꾸 거짓말을 해서 너에게 부정적인 기운이 들어온 거야. 그 때문에 가위가 눌리고 이런 사고가 발생한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아빠는 생각한다. 아주머니가 너 대신 액땜한 것이라고 생각하렴. 아주머니 병문안도 가드리고 말이야."

그 후로 고양이 무덤도 만들어주고, 아주머니께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해드렸습니다.(물론 아주머니는 아직도 제가 사과한 이유를 모르십니다.)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우연이 겹친 게 생각됩니다만…….

이후로 이런 거짓말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제게 화살이 돌아올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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