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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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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13 | 작성일 2020-09-05 15: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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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낭당

초등학교 삼학년 때 일입니다.

선생님한테 너무 잘 보여서(...)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 있다가 어둑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집은 학교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이었는데 당시에는 마을버스는 커녕,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든 길을 혼자 가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으시는 분 중에는 "집에 전화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마을 이장 댁에 전화기가 딱 한대 있었습니다.

마을과 마을 역시 몇 집씩몇 집씩 띄엄띄엄 있어서 마을에서 마을로 가려면 산자락이 옴폭 들어간 외진 곳을 지나쳐야 했는데, 지나가는 길에는 서낭당이 있었습니다. 서낭당 주변에는 아무 것도 없고 단지 빨주노초 등 여러 색깔 천들이 매어져 있는 소나무만 있었습니다.

한밤중에 서낭당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왠지 무섭고 으스스한 느낌 아실 겁니다. 저 역시 그런 느낌에 사로잡혀 옆은 전혀 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고 있었고, 고갯마루 넘을 때쯤 앞에서 불빛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혹시 가족들이 밤이라 손전등을 들고 절 마중 나온 줄 알았는데, 점점 불빛이 많아지며 제 앞으로 가까워질수록 왠지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기다란 막대같이 생긴 불빛들이 한두 개씩 모이기 시작했고, 한 덩어리가 되어 (마치 스케치북에 비를 그릴 때처럼 쭉쭉쭉!) 저에게 날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불빛에 휩싸이는 순간, 저는 기절했습니다.

눈을 뜨니 아랫동네 어떤 집에 누워있었는데 어떻게 왔는지 스스로는 도무지 기억이 없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제가 본 게 도깨비불이라고 했는데, 그 외진 서낭당 뒤 산자락을 올라가면 공동묘지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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