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46)

북위 33도 03분, 동경 128도 - 01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1km

러시아 해군 공격원잠 K-335 게파드

- 폭발했습니다!

  방위 0-8-4,

  거리 1.8km입니다!

  지근거리에서 폭발했습니다!

폴로미스트리키 대위의 보고에

사령실 내에 있던 승조원들이 가벼운 휘파람을 한번씩 불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었다.

노스케롤라이나에서 발사된 어뢰 4발이

55노트의 속력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잡았는지 여부는

 현재로썬 알 수 없겠군요.

 지근거리에서 폭발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겠네요."

"지근 거리라면 가루로 되고도 남았을 겁니다."

카미쉬트리키 중령이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나

가상현실 화면 속의 키리토는 안심할 수 없었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노스케롤라이나도

죽은 척 하다 불쑥 튀어나와서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팀!

 우선 현재 날아오는 어뢰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파상음이 들리면 즉시 보고하시고요."

- 알겠습니다 함장님.

이제 날아오는 어뢰를 피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 목표 2가 기만체에 속아넘어갔습니다.

  어뢰와의 거리 720m!

  방위 1-9-2!

"우현전타! 기만체 사출!"

"우현전타!"

- 기만체 사출되었습니다!

키리토의 명령이 일사불란하게 전달되었다.

모두들 거침없이 명령을 수행하였다.

이제 그들이 어뢰를 피하면

승리는 그들의 것이다.

- 목표 1, 3, 4와의 거리 690m, 방위 1-7-9! 1-7-7!

"제기랄, 속도가 이렇게밖에 안나와요?"

"기관 100%입니다!

 이 이상은 무리입니다!"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가 툴툴거리자

항해장이 말했다.

기관실의 절반가량이 침수된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덕분에

게파드의 속도는 19노트에서 겨우 머물렀다.

이 정도 속도론 어뢰를 제대로 피하기 힘들다.

"어뢰와의 거리는?"

- 거리 600m, 방위 1-3-7! 1-3-5!

"망할 좌현전타!

 어뢰가 우리를 계속 포착하게되면 끝장이에요!"

"좌현전타!"

우측으로 쉴새없이 선회하던 게파드는

갑자기 방향을 바꿔

좌측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급선회하기 시작했다.

급선회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승조원들이 바닥에 나뒹굴었으나

그걸 신경쓸 여유따윈 없었다.

- 거리 570m,

  방위 1-4-2! 1-4-4!

  아, 목표 1이 우리를 놓쳤나봅니다!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휴우..."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가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순 없었다.

어뢰가 2기나 더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어뢰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 제길! 우릴 다시 발견했나봅니다!

  목표 1이 다시 접근 중입니다!

  방위 1-4-5!

"망할 양키 어뢰 개새끼들!"

키리토는

미국 잠수함이

자신의 역공격이 진행중인 상황이기는 해도

이런 식으로

자신을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분통을 터트렸다.

카미쉬트리키 중령은

조용히 스톱워치를 들었다.

이제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이다.

"충돌 11초전."

- 망할! 기만체에 속아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거리 400m

  방위 1-7-1! 1-7-3!

"제길, 기만체 사출!"

- 기만체 사출!

게파드에서

시간상으로 마지막 기만체 두 개가 튕겨져나왔다.

액티브 디코이는 기포를 내며

어뢰로 하여금 잠수함의 스크류에서 나는 기포와 헷갈리게했다.

"충돌 9초전."

- 어뢰와의 거리 340m! 방위 1-8-9! 330m! 320m!

"충돌 8초전!"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는

점점 목소리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사령실 내의 승조원들이

모두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부함장과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를 바라보았다.

이제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었다.

"긴급부상!"

"긴급부상!"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가

참담한 듯 목소리를 짙게 깔며 명령을 내리자

카미쉬트리키 중령은

긴급부상 버튼을 누르며 복창했다.

게파드의 벨러스트 탱크에 있던 해수가 한꺼번에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공기가 대신하게 되었다.

"충돌 7초전!"

- 목표 1이 기만체에 속아넘어갔습니다!

  나머지는 그대로 우릴 따라오고 있습니다!

  방위 1-9-2!

"함미타 0도로!"

"함미타 0도!"

"전 기관부 승무원과

 후미 부분의 필수 승무원,

 선체 전방, 중앙 거주구역으로 이동!

 선체 내

 각 선실 구역 내부 방수문을 닫고
 
 방수조치를 진행!

 이것은 긴급을 요하는 명령이다!

 데미지 컨트롤 팀 가동!

함미타가 중심을 되찾자

게파드가 선회를 중지하고

수면을 향해 빠른 속도로 솟아올라갔다.

흡사 미사일처럼...

"충돌 6초전!

 5초전...

 함장님...과 함께 전투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나도 마찬가지에요...여러분들에게도..."

가상현실 화면의 키리토가

승조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키리토는 미소를 지으며

카미쉬트리키 중령을 바라보았다.

"양키들은 살았을까요?"

"글쎄요..."

카미쉬트리키 중령의 대답은

그것뿐이었다.

MK-48 어뢰 두발은

게파드의 기관구획을 통째로 잘라먹었다.

토막이 난 게파드의 부상속도가 느릿느릿해지더니

이내 뒤집혀지며

다시 해저를 향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오션 터틀 안

언더월드 주 통제실

".........."

게파드 사령실과 연결된

초장파 가상현실 양자회로 통신망이 끊긴

오그마를 조용히 벗은 키리토는

방금까지 있었던

미국과 러시아 핵잠수함끼리 벌인

진짜 잠대잠 실전 전투를

넋을 잃고 보기만 하던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아키 나츠시 삼등육위, 나카모토 일등육위, 나카니시 일등해위와

그리고

아스나와 앨리스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말없이 바라보더니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두 손가락으로 눈두렁을 지긋이 누르다가

입이 벌어진 것도 모르고

마치 사람 죽이는 것을 취미로 삼는 연쇄살인범 아니

사람 죽이는 것을 밥먹듯이 해치우는 대량 학살자라도 보는 양

완전히 정신이 어디론가로 간 듯한

멍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던

히가 타케루를 쳐다보면서

"내가 지금까지 했던 행동들을 녹화하고

 그 데이터들을 다운로드 받으시느라 고생이신 거는 알지만

 일단은 그거 중단하고

 즉시 이 곳으로 오고 있는

 러시아 북해 함대 쪽에

 즉시 비상 구조 요청문이나 보내주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좌표는 알고 계실 테니

 내가 별다른 설명을 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으니까

 알아서 보내세요.

 그리고

 이거 하나는 알아두세요.

 지금 이 상황은

 제 아무리 미국이나

 일본이라고 해도

 현재 내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군대가 아니면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최소한 깊은 심연에선 그렇거든요.

 그리고

 저는 그런 적의 악랄하고 직접적인 공격에 대한

 정당한 전수방위를 행사한 것에 불과하거든요."

라고

퉁명스럽게 말한 뒤

그 뒤에서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던

나카니시 일등해위를 바라보면서

"저쪽 모니터에

 지금 이 해역에 있는 군함들과 잠수함들 배치도가 있으니까

 거기서

 게파드와 노스케롤라이나

 그리고

 키웨스트와 그 한급 잠수함....

 총 합쳐서

 네 척의 항적과

 선체 전술기호를 찾아서

 네 척 다 침몰 아니

 항행불능 가능성도 있음도 같이 해서 전술기호에 표시하고

 전술정보 디스플레이에서

 삭제시키세요.

 그리고 그 키웨스트와 한급 공격원잠은

 특별히

 환경영향 평가보고서도 추가해야 된다고 따로 주석을 붙여서 입력해주시고요."

라고

지시 아니 명령을 내리자

나카니시 일등해위는

자신도 모르게 차렷 자세를 취하더니

곧바로

키리토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서 달려가고

그런 그의 모습을

아스나와 앨리스

그리고

코지로 린코 박사

히가 타케루는

기가 막히다는 모습으로

키리토를 말없이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고

키쿠오카 일등육좌와

아키 삼등육위

그리고

나카모토 일등육위조차도

키리토의

이런 고도의 전술, 전략을 쓰는

실제 해전

그것도

현대 해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진짜 대 잠수함 전과

함대 전 실전지휘를 하는 최고지휘관의 모습을

키리토에게서 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얼굴로

말없이 키리토를 보기만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