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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의 어둠
playcast | L:39/A: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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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66 | 작성일 2020-04-06 15: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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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의 어둠

어느 날이었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웠습니다만 이상하게도 잠이 안 와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천장의 반만 어둡게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도 들었지만 책장의 위치때문에 그런가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여전히 잠이 오지 않아 천장을 보는데. 어제의 어두운 부분이 없어진 것입니다. 만약 책장때문이라면 어제와 같은 부분이 어두워야 하는 데 말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일도 아니고 해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후의 일입니다.

역시 잠이 안 와서 천장을 보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바라보았는데도 익숙해져야 할 어둠이 아직도 제게 낯설게 느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옷장이 있는 곳의 어둠이 [움직이는] 듯 했습니다. 저는 잘못봤나 해서 다시 눈을 감았다 떴습니다만. 놀랍게도 어둠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은 계속 움직였고... 마침내 제 다리 부근까지 와서는 제 다리를 만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니 제 다리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순간 제 다리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마침 할머니의 장례를 마치고 온 길이라서 할머니가 저승 가기 전에 절 보러 왔나해서 [할머니야?] 라고 말했습니다만.

어둠 속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어둠은 여전히 절 만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두려워져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참을 있었고 그러다 [이제 사라졌겠지] 하고는 이불을 내렸습니다만.

어둠이 방 안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방 안의 밝은 곳이라고는 빛이 들어오는 창문뿐. 전 더 이상 어둠을 볼수 없어서 창문을 보다가 어느새 잠들었습니다.

그 후 한달이 지난 지금은 그런 일은 다시 겪고 있지 않지만,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어둠이 저를 덮쳐서 어딘가로 끌고 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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