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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대갈맞나 | L:47/A: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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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202 | 작성일 2019-01-24 2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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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당시 아직 한 살이었던 딸을 데리고 여름 축제에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포장마차를괴보고 있는데 금붕어 따먹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딸도 어떤 생물을 만지고 싶어하는 듯해서, 여러 번 실패 끝에 붕어 한 마리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어항에 넣어두자, 딸이 다가가서 안을 보고 있었습니다.

 

아직 말을 못하는 데 금붕어와 함께 입을 뻐끔뻐끔 거리는 게 마치 대화하는 것 같았습니다.

 

귀엽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딸이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기라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아무리 달래도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딸은 절대로 금붕어 근처에 가지 않았습니다. 무리하게 가까이 데려가도 울면서 떨어집니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다가, 오늘 오후, 딸이 낮잠 자는 동안, 저는 방에서 혼자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딸이 금붕어를 무서워하며 울던 생각이 났습니다.

 

[이 금붕어, 뭔가 이상한 거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어항을 들여다봤지만, 금붕어는 그냥 입을 뻐끔거릴 뿐.

 

돌연 그때 무심코 형광등 빛이 어항에 반사되는 걸 보고서, 온몸의 털이 바짝 서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제 얼굴과 방의 풍경,

 

그리고 제 오른쪽 어깨너머로 이쪽을 보고 있는 모르는 남자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란 것은 어항 속의 금붕어가 입을 뻐끔거리며 움직일 때마다

 

그 남자의 입도 똑같이 움직이던 것입니다.

 

그 금붕어는 도대체 뭐였을까요? 어항에 비친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강 근처에 금붕어를 풀어준 지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만,

 

아직도 금붕어를 보면 그 남자의 얼굴이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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