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너 - 박두진
카랑카랑 강추위
빈 들에 혼자 서서
혼자서 너는 떨고 있다.
몸뚱어리 가지 온통, 오들오들 떨고 있다.
파아랗게 얼은 하늘
서리 엉긴 이마,
마지막 한 잎까지 훌훌 떨린 채
알몸으로 발돋움해
손을 젓고 있다.
영에 얼사 부둥켰던
우리들의 영원,
활활 달턴 뜨거움,
해의 나라 달의 나라별의 나라 모두
불러보는 이름들의
듣고 싶은 음성,
벌에 혼자 너만 서서
울음 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