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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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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75 | 작성일 2020-06-12 01: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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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저희 어머니께서 국민학교때 겪으신 일입니다.

어머니께서 강원도에서 태어나셨는데, 지금이야 강원도도 많이 발전했지만 어머니께서 어렸을때는 학교가 산기슭에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수세식이 아닌 재래식 화장실이었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 어느 날. 춥기는 왜 그리 추웠는지, 화장실도 너무 추워서 학생들이 화장실도 왠만해서 참고 참다가 갔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도

그 날 오전에는 잘 참으셨는데, 마지막 교시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화장실에 가셨다고 합니다. 겨울인지 이미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서 어둑해졌고...

재래식 화장실은 학교 건물에서 따로 떨어져 뒤편에 있어서 가는 길이 멀었고, 학교수업이 끝날 때가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그날따라 운동장과 화장실에 아무도 없어 분위기가 으스스했습니다.

재래식 화장실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재래식 화장실은 출입문없이 복도식으로 길이 나있고, 양 옆으로 화장실 문들이 다닥다닥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장 끝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 볼 일을 보셨답니다.

뚜벅. 뚜벅.

그런데 멀리서 화장실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발소리의 주인공은 화장실의 처음에서 똑독 노크를 하곤 들어갔습니다. 어머니께선 나처럼 수업중에 오다니 급한 사람이었구나- 라고 생각했는 데.

서억... 서억...

몇 초 후, 칼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칼가는 소리가 멈추더니, 다시 문을 여닫는 소리가 나고 다시 서억~ 서억~ 칼 가는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이미 어머니께서는 볼일을 다 본 상태여서 나와야 하는데, 그 소리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선채로 계셨고, 그 소리가 몇번 반복되더니만 바로 어머니께서 있는 칸의 옆 칸까지 왔습니다.

어머니께서 옆 칸에서 들리는 칼 가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용기를 내어 문을 '쾅'하고 열고는 냅다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뛰다보니 학교를 순찰하시던 수위아저씨와 마주쳤고, 어머니께선 사색이 되어 아저씨한테 얘길하고 아저씨와 함께 다시 화장실로 왔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뛰어나가 아저씨와 마주쳐 다시 돌아온 시간은 별로 길지 않은 몇 분도 안되었는 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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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7/A:303]
쥬프
몇 분이면 충분히 도망갈시간인데..
2020-06-20 15:23:1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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