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단편-소음
흩날려라 | L:25/A:374
203/210
LV10 | Exp.9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422 | 작성일 2013-07-17 08:32:29
[서브캐릭구경OFF] [캐릭컬렉션구경OFF] [N작품구경OFF]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단편-소음


드디어 결혼생활을 시작하게 된 후 처음으로 우리의 집이 생겼다.

남들보다 더 특별하게 아끼고 절약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아내의 관리와 노력이 없었다면 집을 장만 하는것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15층 아파트에서 10층! 1003호가 우리 집이 된 것이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아내는 깊은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보인다.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많이 참아왔을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고 하지만 그 꿈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수많은 고통이 따랐을테니깐 말이다.

기특하고 대견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담아 나는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많지 않은 살림이었기에 포장이사를 하지 않고 아는 친구에게 용달차를 빌려서 직접 나르는 순간에도 하나도 힘이 들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위대함을 그날 새삼 깨닫긴 했지만 말이다.



짐정리가 끝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내와 나는 도배 냄새가 가시지 않은 방 안에 눕는다.

서로를 바라보며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한번씩 주고 받고 너무 피곤했는지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 쿵!!!



!!!!!!!!!!

천장에서 들리는 알 수 없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게 된다.

- 쿵쿵쿵!!! 쿵쿵! 쿵쿵! 쿵! 쿵 쿠쿠쿠쿠쿵!

"이게 무슨 소리야...."

아내도 시끄러운 소리에 잠을 깼는지 일어나며 말한다.

핸드폰을 켜서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30분...

- 쿵! 쿵! 쿵! 쿠쿠쿵!

"아~ 진짜 개념없네...지금 시간이 몇신데 저렇게 뛰어 놀아..."

"이사온 첫날 부터 골치거리가 생겼네..."

"어쨋든 첫날 부터 이웃들과 안 좋은 소리하면 좀 그러니깐 그냥 자도록 해보자..."

"응~"

- 쿵! 쿠쿠쿵! 쿵! 쿵! 쿵!

한명이 뛰어 다니는게 아닌듯 했다.

- 쿵! 쿵! 쿵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잘못하고 있는 건 위층인데 우리가 그걸 감수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여보... 나 위층 갔다 올게... 도저히 안되겠네...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어"

"올라가서 싸우지 말고 좋게 얘기해... 혹시 우리가 이사오기 전까지는 빈 집이었으니깐... 지금도 이사온지 모르고 저러는 걸 수도 있잖아..."

아... 그럴수도 있을 가능성이 충분했다.

역시 현명한 아내를 둔 듯 했다.

"응 알았어... 일단 올라가서 얘기해보고 올께..."

새벽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짜증이 났지만 최대한 공손한 얼굴을 연습하며 위층에 올라고 벨을 눌렀다.

".............."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다시한번 벨을 눌렀다.

- 아.....누구세요....

잠에서 깬듯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저 10층에 오늘 이사온 사람입니다"

- ...................

아무 말도 없었다.

"저기... 오늘 이사왔거든요..."

- 하... 저기요... 지금 시간이 몇신데 이사왔다고 얘기를 하러 오신거에요? 술 드셨어요? 아... 짜증나네...

억지 웃음을 짓고 있던 내 얼굴은 더 이상 웃음을 지을 수가 없었다.

"이봐요!!! 내가 지금 이사왔다고 인사하러 온 걸로 보입니까? 당신 집에서 하도 뛰어 다녀서 잠을 잘 수가 없으니 조용해 달라는거 돌려말한거 아닙니까!"

- ...........

또 말이 없었다.

"아무튼 조용히좀 해주세요 새벽에 뭔 짓을 하길래 이렇게 뛰어다니는지 원..."



- 뚝!

인터폰을 끊어버린듯 했다.



"하... 나 참... 예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이구만..."

웃으며 올라갔던 내 얼굴은 일그러져서 내려오게 되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나를 걱정스런 눈으로 아내는 쳐다본다.

"왜...? 윗집이랑 혹시 싸웠어?"

"아니야... 아무튼 얘기 했으니 조용해 지겠지 뭐..."




새벽에 귀찮게 올라간 보람이 있었던 걸까?

그날은 더이상 위층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새벽...

- 쿵! 쿵! 쿵! 쿵! 쿵!

"............."

- 쿵! 쿵! 쿵! 쿵! 쿵!

"......"

- 쿠쿵! 쿵! 쿠쿠쿵!

"이런 썅!!!"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나는 이불을 박차고 일어난다.

역시 근심어린 눈으로 아내는 나를 쳐다본다.

"올라갔다 올께!!!"

"여보... 짜증나는건 아는데 너무 뭐라고 하지마..."

"알았어..."

이제는 위층으로 올라갈때도 웃으면서 올라갈 수는 없었다.

위층에 올라가 깊게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 ........아... 또 뭐에요!!!

여자의 엄청난 짜증이 난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집에 아이들이 있으신가 본데... 새벽에는 제발 조용히좀 시켜주시겠어요?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그럽니다."

- ..........저기요...

"네"

- 저 독신이라 혼자 살고 있는데 무슨 아이들 타령이고 저도 지금 자다 깼는데 뭐가 시끄럽다는 거에요!

"....네?"

미친 소리로 들렸다.

그럼 아내와 내가 들었던 그 소음은 뭐란 말인가...

이여자가 날 엿 먹이려고 헛소리를 하고 있는것이 분명했다.

- 장난치시지 마시고 술 취했으면 곱게 들어가 주무시죠... 내일도 이러면 정말 경찰에 신고할테니깐...

"저... 저기!!!"

- 뚝!

"......................이런 썅... 해보자 이거지?"

나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경비실로 향했다.

경비실에는 곤히 주무시고 있는 경비아저씨가 계셨다.

잠을 깨워서 죄송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저 아저씨..."

"...."

"저 경비 아저씨...?"

"....아!!! 네!!! 무슨 일 있으십니까?"

경비아저씨는 화들짝 놀라시며 나의 부름에 대답해 주셨다.

"아 새벽에 정말 죄송한대요 저 어제 1003호로 이사온 사람인데요..."

"아...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위층에서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새벽에 너무 뛰어 다녀서요..."

"음... 위층이면 1103호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자녀가 되게 많은가 봐요..."

"음... 손님이 와 계신가... 그 분은 혼자 사시는 분이라 새벽에 뛰어다닐 일이 없으실텐데..."

"...... 확실한건가요...?"

"네... 확실한데... 만약 손님이 와 계신거라면 제가 내일 아침에 출근하실때 민원이 들어왔다고 양해 좀 해달라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부탁좀 드리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네 수고하세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에도 계속 찝찝했다.

자식도 없는 위층에서 새벽에 뛰어다니는 듯 한 소음이 들리는 이유가 뭘까?

만약 경비 아저씨 말씀대로 손님이 이틀동안 와 계신거라고 해도...

다 큰 성인들이 술 먹고 뛰어다닐 것도 아니고...

만약 그 손님들이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왔다고 쳐도 남의 집에서 새벽에 뛰어 다니게 할만큼 개념없는 부모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한채 집으로 들어왔다.

"어디갔다왔어?"

"아...응 경비 아저씨랑 얘기좀 하고 오느라고... 지금은 조용해?"

"엉... 당신이 갔다온 이후로 조용해졌어..."

"그렇구나... 경비아저씨가 얘기해 주신다고 했으니깐 이제 괜찮을꺼야... 신경쓰지 말고 자자"



다음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제와 다른 경비 아저씨가 나를 불러 세우셨다.

"네? 무슨일이시죠?"

"1003호 맞죠?"

"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어제 새벽에 1103호에서 시끄럽게 한다고 하셨다고 해서요"

인수인계가 확실한 경비 시스템인것 같았다.

"아! 네... 어떻게 되었나요?"

"그게 말이지... 이상한게..."

경비아저씨는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계속 말씀을 이어가셨다.

"1103호에서는 손님이 온 적도 없고, 오히려 새벽에 자꾸 1003호에서 시끄럽다고 인터폰 누르며 장난치러 온다고 짜증을 내시더라고요..."

"네?"

"저도 어찌된 영문인지 원..."

"혹시 위층 여자분이 정신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으신가요?"

"아뇨! 아뇨! 그럴리가요! 고등학교 선생님이신걸요"

"아 일단 알겠습니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한 일이다.

위층 여자가 미친 여자가 아니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내가 무언가를 들고 베시시 웃으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것은 mp3

"하하하... 새벽에 듣고 자려고 산거야?"

아내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반대쪽 손도 들어서 앞에 내민다.

"하하하... 내것도?"

"응! 이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조용한 음악이나 들으면서 자자~"

"그래 알았어~ 역시 우리 마누라가 최고네~!"










모처럼 화창한 아침을 맞았다.

귀가 좀 멍멍한것 같긴 하지만 새벽에 그 난리를 치던 때랑은 비교할 수도 없는 상쾌함이었다.

이런 상쾌함을 만들어준 아내에게 감사하며 출근을 서두르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파트 앞에 아줌마들과 경비 아저씨께서 심각한 대화를 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아줌마들이야 원래 수다를 잘 떠시는 것이라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며 지나가던 찰나 경비아저씨께서 나를 불러 세웠다.

"저기 1003호 양반!"

"네?"

지나가던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어제는 이상한 소리 못들은 거에요?"

"아... 어제는 집사람이 사준 이어폰을 꽂고 자서요~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걸을음 돌리던 나를 다시 한번 경비 아저씨께서 불러 세웠다.

"어제 말이에요... 새벽 2시 좀 넘어서 1103호 여자분이 비명을 지른채 죽어있었어요..."

"네...네?"

"어제 새벽에 난리도 아니였어요... 심장마비로 죽은것 같다고 하는데...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은 전혀 없다고 하고... 도대체 갑자기 왜 그렇게 된건지 원..."

"...일단 알겠습니다... 전 출근을 해봐야 해서... 수고하세요..."

"네. 좋은 하루 되세요"

출근 하는 사람 붙잡고 사람 죽었다는 얘길 해놓고 좋은 하루를 보내라니... 너무 잔인한 말이었다.










심장마비라니...

원래 심장이 안 좋았었나...

그건 그렇고 비명은 왜 지른거지...?

외부인의 침입도 없다고 하는데...

이틀동안 아니 우리가 이어폰을 꽂아논 그날도 여전히 소음은 계속 됬을수도 있었다.

그럼 삼일 동안 위층에서 들리던 그 요란한 소음은 무었이었을까?

그 소음이 그녀의 죽음과 무슨 연관이 있었던 것일까?

혹시 보이지 않는 영혼들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소리는 아니였을까?

만약 그날도 새벽에 그 소음으로 인해 내가 그녀의 집에 올라갔다면 그녀는 죽지 않았을까?

모든게 다 내 예상일 뿐이지만 어쨌든 가장 시급한 일은 이 아파트에서 이사를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사를 가야만 한다.




















어제 새벽에 아래층에서 너무 시끄럽다고 우리집 벨을 눌러댔기 때문이다...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L:44/A:248]
하피모네큥
무섭다;;
2013-12-19 18:03:57
추천0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0 | 댓글 1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5632
단편-구더기
흩날려라
2013-07-18 0-0 715
5631
단편-복도
흩날려라
2013-07-18 0-0 513
5630
단편-웃는여자
흩날려라
2013-07-18 0-0 614
5629
단편-쇼핑몰 [1]
흩날려라
2013-07-17 0-0 650
단편-소음 [1]
흩날려라
2013-07-17 0-0 422
5627
단편-어머니의 사랑
흩날려라
2013-07-17 0-0 542
5626
단편-매미
흩날려라
2013-07-17 0-0 526
5625
단편-직업병
흩날려라
2013-07-17 0-0 642
5624
단편-택배왔습니다
흩날려라
2013-07-17 0-0 658
5623
단편-뽑기
흩날려라
2013-07-17 1-0 496
5622
단편-땅이 꺼지는 마을
흩날려라
2013-07-17 0-0 744
5621
실화-안개 낀 밤
흩날려라
2013-07-17 0-0 718
5620
여자들이 우는 이유 [8]
흑술사
2016-02-07 2-0 2801
5619
심해 오징어 [2]
흑술사
2016-02-05 0-0 1884
5618
강제 채식주의자 만드는 진드기 [1]
흑설공주
2020-02-22 0-0 241
5617
아름답지만 아무도 살지않는 지옥섬 [1]
흑설공주
2020-02-22 0-0 356
5616
20세기 초 기침약 성분 [1]
흑설공주
2020-02-22 0-0 280
5615
인도에서 도로 포장 중에 강아지가... [2]
흑설공주
2020-02-22 0-0 396
5614
해체됐음에도 발광하는 고기 [5]
흑설공주
2020-02-15 1-0 451
5613
가시투성이개 [3]
흑설공주
2020-02-15 0-0 257
5612
미국화산 클라스 [2]
흑설공주
2020-02-15 0-0 306
5611
호우우박 [3]
흑설공주
2020-02-15 0-0 272
5610
미국의 아메리카 들소 학살 [3]
흑설공주
2019-12-16 0-0 451
5609
다시생각해도 정말 잔인한 요리 [3]
흑설공주
2019-12-16 0-0 545
5608
1919년에 구상한 놀이기구 [1]
흑설공주
2019-12-09 0-0 303
      
1
2
3
4
5
6
7
8
9
1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