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감정이 내 안에서 넘쳐 흘렀다. 동료를 잃었다는 절망... 끝내 숨통을 끊어놓지 못했다는 분노... 놓쳐버린 것에 대한 곤혹감... 그리고 무능하다는 낙인이 찍혔음에도 살아남았다는 치욕... 이곳에서 헛되이 죽는다는 것은 동료들의 최후가 그것을 용서해주지 않았다. 나는 몬스터들의 기척에 쫓겨나듯이 비참하게 그 자리에서 떠났다. 지상으로 돌아와도 알리제와 모두의 추억이 남아 있는 본거지로 돌아갈 순 없었다. 아스트레아 님께 뭐라고 말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던만추 4기 20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