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13)

북위 33도 09분, 동경 127도 - 33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5km

미해군 LA 급 공격원잠 SSN-752 파사데나

- Conn, Sonar!

  후방에서 액티브 탐신음입니다!

"뭐?

 설마 그 개자식들이..."

- 확인결과 CSU-90 소나입니다!

  망할 개자식들!

소나팀장인 데니 대위도 분했는지

스피커에서 '쿵'소리가 들렸다.

CSU-90 소나는

바라쿠타급이 사용하는 함수소나이다.

장난감 취급을 받는 무인잠수정에게 완전히 농락당한

프랭크 중령의 기분은

당황에서

분노로 차츰 바뀌어갔다.

"What the fucking son of bitch!!!

 내가 저 새끼들 입주둥이에 어뢰를 쑤셔박고야 말겠다.

 우현전타! 180도 선회한다!"

"우현전타! 침로 1-8-0으로! Aye, sir!"

30노트로 달려가던 LA급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그 거대한 몸뚱이를 급하게 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선회하는 LA급의 옆에서 무언가가 툭 튀어나왔다.

갑작스러운 물체의 출현에

데니 대위는 기겁을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 Conn, Sonar!!!

  우현에서 접촉발견!! 바로 옆입니다!

"젠장, 좌현전타! 잠항각 15도!"

"Left full rudders! Fifteen degrees down bubble! Aye, sir!"

우현 가까이에 뭔가가 있다는 보고에

프랭크 중령은 기겁을 하며

거의 반사적으로 명령을 내렸다.

거대한 몸뚱이를 가진 LA급은

쏜살같이 달려오는 물체를 피해

좌현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면서 심도를 낮추어갔다.

"데니!

 우현에 나타났다는 좆같은 새끼는 뭐야?"

- 수중항행음입니다!

  다른 바라쿠타인 것 같습니다!

프랭크 중령은 잠수함이란 말에

멍한 표정으로

사령실 내부를 이리저리 쳐다보았다.

토끼몰이를 하면서

잠깐 방심한 사이에 완전히 농락 당한 것이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하나 꼬나 물고

마이크를 들어올렸다.

"망할,

 토페카는 어떻게된거야?"

- 소나효율이 안좋습니다.

  접촉을 찾는 것 조차 힘듭니다.

"젠장,

 그럼 아까 나타났다는 자식은?"

- 본함을 지나친 것 같습니다.

  좌현에 있는 것 같습니다.

프랭크 중령은 담배를 한번 빨아들였다.

그의 눈동자에선

아까의 여유로움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자존심 강한

미해군의 콧대가 부러졌으니

이번엔

언더월드 놈들의 갈비뼈를 부러뜨려놓을 차례이다.

프랭크 중령은

담배를 다시 한번 짧게 빨아들이곤

이내 내뿜으며 말했다.

"Setting speed 5 knots, Make your depth 300ft."

(5노트로 감속, 수심 300피트로)

"Setting speed 5 knots, Make my depth 300ft, Fifteen degrees up bubble. Aye, sir!"

 (5노트로 감속, 수심 300피트로, 상승각 15도.)

이즈 반도 앞바다

오션 터틀

언더월드 주 통제실

"바라쿠타 2호가 다른 LA급을 막아섭니다!

 음문으로 보아 LA급 후기형인 것 같습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토페카인 것 같습니다."

"흠..."

오그마를 통한 기룡기사의 보고에

키리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바라쿠타에서도

LA급에 대한 대항을 시작한 것이다.

키리토는 물론

언더월드의 모든 기룡기사들은

절대로 미국에게 고분고분해할 의사가 없었다.

"파사데나가 다시 달려듭니다!"

"오라고 해.

 다시 가지고 놀아주지.

 어디서 오는거야?"

"방위 0-2-8입니다.

 거리 310m! 우현으로 선회 중입니다!"

키리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려보았다.

거리 310m에 파사데나가 우현으로 선회 중이면...

LA급은 몸뚱아리가 커서

기동성은 영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틈새를 파고들어 꼬리잡기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좌현전타!"

"함장님!"

"왜? 할 말 있으면 빨리해."

키리토가 명령을 내리자

조타장 역활을 하는 기룡기사가 기다렸다는 듯

키리토를 불렀다.

분명히 무슨 할 말이 있으리라...

키리토는

기룡기사의 말을 기다렸다.

"우현으로 선회하면 어뢰..."

"지금은 어뢰로 싸움하는게 아니잖아?

 어뢰를 먹이고 싶은

 너희들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어뢰는 쓰면 안돼!

 좌현반타! 침로 3-1-0으로!"

"좌현반타! 침로 3-1-0으로 잡아!"

키리토가 버럭 호통을 치자

기룡기사는

얼른 차렷자세를 취하면서 크게 복창하였다.

기룡기사가 복창하면서

오션 터틀 내의

언더월드 상황실 스피커가 잠깐 정도 울렸지만

그것을 눈치챈 사람도 없었고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

"침로 3-1-0으로

"음탐관!"

"네! 파사데나는 방위 0-8-4에 있습니다.

 여전히 우현으로 선회 중입니다!"

"거리는?"

"약 290m입니다."

키리토는

음탐관에게 파사데나의 상황을 보고받은 뒤

머릿속에서

현재 수중의 상황을 그려보았다.

LA급 정도의 기동성에

우현전타상태라면...

파사데나는

지금 바라쿠타를 바라보기 직전일 것이다.

이때가 기회다.

"침로 0-6-0으로! 기관비상전전속!"

"침로 0-6-0으로 잡아! 기관비상전전속으로!"

갑자기 굉음을 내면서

속도를 빠르게 올린 바라쿠타 1번함은

그야말로

미칠 듯한 속도로 LA급을 향해 접근했다.

키리토의 생각이 맞다면

파사데나와 바라쿠타는

현재 마주 보고 있을 것이다.

"하...함장님.

 현재 파사데나의 위치는...본함기준 방위 0-0-0도입니다."

"그래? 뭐 좋지."

기룡기사는

지금 키리토가 제 정신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음탐장 역활을 하는

다른 기룡기사가

현재 파사데나와 마주보면서 달리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키리토는

그걸 노렸다는 듯이 말했다.

"거리 200m!"

"자네."

키리토의 부름에

함장에 대한 생각을 하던 기룡기사가 움찔했다.

그는

키리토를 바라보면서

간신히 대답했다.

"예...예?"

"이곳의 수온분포도 쫘악 뽑아와봐."

"네, 아...알겠습니다."

기룡기사는

얼른 가상세계의 XBT 컨솔로 달려갔다.

XBT는 수온분포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하는 기계인데

바라쿠타는

이미 이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수온분포를 프린팅하는데엔 채 몇초도 걸리지 않았다.

"98ft에서부터 수온약층이 시작되고....

...383ft부터 심해층이 시작됩니다."

"좋아.

 저 LA급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면 재밌겠어.

 개인적으로

 저 LA급 함장의 두뇌는 비어있지 않았으면 좋겠군."

"예?"

키리토의 말에

기룡기사는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저 키리토군이

자신들의 성왕과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뒤늦게야 생각하고는

성왕폐하가

이런 멍청한 도박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니

그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음탐관. 저 LA급은?"

"파사데나와의 거리는 140m입니다...만...

 아, 저 녀석이 변침합니다!"

"뇌가 있어서 다행이야.

 어느 쪽이야?"

"오른쪽입니다."

키리토는

기룡기사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짓고,

그리고

기룡기사에게 명령을 내렸다.

"즉시 70ft까지 부상한다."

"알겠습니다! 70ft까지 부상! 상승각 15도로!"

기룡기사는

자신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애초에

키리토가 바란 것은

도박이 아닌 기회였다.

파사데나가 선회하는 동안

혼합층으로 올라가

파사데나의 성가신 추적을 피하면서 동시에

언더월드에서

전에 자신이 세워놓은

'대규모 교전 상황에 봉착시의 자위적 전수방위 행동'을 따르는 것이다.

"흠...

 그런데...

 저 LA급이 지나치게 똑똑하면...

 다시 한번

 잔머리를 쓸 수밖에 없겠는걸?"

"네?"

"흠...됐어."

기룡기사가

가상세계 화면 속에서 이해가 잘안간다는 듯이 대답하자

키리토는

손을 휘휘 내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