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05)

이즈 반도 앞바다

오션 터틀 안

언더월드 주 통제실

"빌어먹을 양키새끼들..."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딱딱한 보고를 듣던 키리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것은

갑자기 나타난

시호크 헬기 편대와

LA급 원잠에 대한

원망과 저주였다.

갑자기 나타나서

간떨어질 뻔한 것은 둘째치고

수차례의 교전을 견디고나서

겨우 안전히

다른 바라쿠다 무인잠수정을 데리고 가는데

훼방을 놓는게

키리토는 무지 마음에 안들었다.

아니,

마음에 안드는 정도가 아니라

가서 실컷 패주고 싶을 정도였다.

"LA급 잠수함이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속도 15노트!"

"도데체 무슨 꿍꿍이인 거야...

 염병할...

 좌현 10도로!

 놀아줄 생각이 없다는 것을 확실히 전달하자구."

"알겠습니다. 좌현 10도!"

키리토의 지시를 받은 조타수가

가상현실 화면에 보이는 대로 키를 꺾자

바라쿠타가

좌현으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LA급은

도망가려는 바라쿠타를

쉽게 놓아주지 않을 모양이었다.

"LA급이 우리 진로를 가로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현 전타!

 저 뚱뚱한 자식이 쫒아와보려면 쫒아와보라지."

키리토의 명령에

바라쿠타는

우측으로 심하게 꺾이면서

우현으로 아주 민첩하게 선회하였다.

바라쿠타 무인잠수정은

상대적으로 길이가 긴편인 LA급이 따라할 수 없는 고기동성을

여지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LA급도 변침합니다!

 좌측입니다!"

"우리의 발목을 붙잡겠다는거야.

 조타수!

 180도 선회 완료하면 함미타 중립으로 맞춰놔!

라고 지시를 내린 뒤

키리토는

미리 가동시켜놓은 스탑워치와

가상현실 속의 조타수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37초가 지나자

키리토는

스탑워치의 두 버튼을 연속적으로 눌러

스탑워치를 초기화시킨뒤 말했다.

"기관정지, 좌현 15도로."

"기관정지, 좌현 15도."

12노트의 속력으로 가던

바라쿠타의 함미타가

좌로 꺾이자

함체 역시 좌로 선회하기 시작했다.

기관은 정지명령으로 인해

2노트의 속력을 유지할 만큼의 출력밖에 내지 않았으나

관성으로 인해

바라쿠타는 여전히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좋아...다시 시작해보자구.

 기관완전정지, 업트림, 잠항각 5도로."

"기관완전정지, 업트림, 잠항각 5도로."

키리토의 명령에

조타수가 재빨리 반응하였다.

바라쿠타의 함수가

약간 밑으로 향하게 되었으나

트림탱크의 조절 때문에

바닥에 부딪치진 않았다.

"고주파소나 작동."

"고주파소나 작동."

키리토가 몸을 베베꼬자

허리와 어깨에서 우드득 소리가 났다.

키리토가

목이 뻣뻣해진 것을 풀려고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에

소나병 역활을 하는 기룡기사가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헤드폰을 벗고

눈으로만 관찰하던 기룡기사가

갑자기 헤드폰을 쓴 것이다.

"음탐장, 무슨일이야?"

"아, 뭔가가 하나 걸린 것 같습니다."

가상현실 화면의 기룡기사가

뭔가를 조작해서

키리토에게 소나컨솔을 보여주었다.

접촉하나가

주파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바이얼라직스 같은 시시한 거면

 한 대 맞을 각오해."

키리토의 말에

기룡기사는 어깨를 움츠렸다.

기룡기사는

멀리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가 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음문을 대조해보았다.

그가 발견한 음문은

분명히 수상항주음과는 달랐다.

게다가

바이얼라직스라고 보기엔

기계음이 강했다.

"수중항행음입니다.

 기계음으로 추정되는 소리인걸 보니

 바이얼라직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짜식,

 안맞으려고 거짓말한 건 아니겠지."

키리토가

장난끼 있는 말투로 말했다.

그 말에

기룡기사는 씨익 웃으면서

음문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데이터에 보관되어 있는 음문들과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룡기사가 눈을 다시 한번 크게 떴다.

뭔가가 이상한 것이다.

"어...함장님.

 바라쿠타 2번이 좀 이상합니다."

"뭐가?"

"증속하고 있습니다.

 코스 확인 결과 급변침 중인 것 같습니다."

"급변침?

 왜 난데없이 급변침을..."

키리토가

갑자기 무언가가 뇌리에 스친 듯 고개를 번쩍들었다.

그러나

기룡기사가 키리토의 생각을 읽었는지

바로 대답했다.

"지금 발견된 접촉은...

 어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쳇, 그럼 뭐냔 말이야.

 바라쿠타 2번이 미친게 아니라면

 분명히 뭔가를 피하는 것 같은데."

기룡기사는

헤드폰의 볼륨을 조금 높여보기로 했다.

볼륨을 조금 높이자

바라쿠타 2번쪽에서 난 소리가 두 개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는 전동 모터기관의 추진음이고

하나는...

"원자력 기관의 소리입니다!

 음문 대조결과 LA급 같습니다!"

"LA?

 우라질 양키새끼들이 여기에 왔다는거야?"

"네,

 바라쿠타 2번 쪽에서 발견되는 음문은 LA급 하나입니다."

LA급이라는 말에

키리토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키리토는

만약 미국이 파견한 잠수함이

꼴랑 LA급 한척이라면 도망가지 않고는 못베기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런 키리토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기룡기사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방위 1-6-8도에 새로운 접촉입니다!"

"뭐?

 설마 바라쿠타 3번인가?"

"바라쿠타라고 보기엔 너무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