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123)

북위 33도 07분, 동경 128도 - 02분

이즈 제도 남동쪽 약 35km

미해군 LA 급 공격원잠 SSN-722 키웨스트

-카, 카캉.

갑작스러운 소리와 진동에

찰스 중령은 반사적으로 위를 쳐다보았다.

무엇을 보거나 하기 위함이 아닌

순전히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찰스 중령은

이 소리가 수중폭발음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뭐야?"

- Conn, Sonar! Loud explosion bearing 1-9-6!

  A184가 폭발한 것 같습니다!

찰스 중령은

어뢰 한발이 폭발했다는 보고에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어뢰가 알아서 폭발한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 찰스 중령은

얼른 3번 모스로 다른 A184를 기만시키기로 하였다.

"FC(Fire Control, 화기관제실), Conn!

 3번 모스로 다른 A184를 기만시킨다!"

- Aye, sir!

찰스 중령의 명령에

이번에도 화기관제장은 낮으면서도 절도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근데

자신있게 대답했던 화기관제장이

갑자기 당황한 목소리로 함장에게 말했다.

- Co...Conn, FC!

  3번 모스가 먹통입니다!

  유선유도가 안됩니다!

"뭐? 다시 점검해봐!"

화기관제장의 말에

찰스 중령도 덩달아 당황했다.

그는

도대체 모스가 갑자기 유도를 상실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Bull shit!!! 환장하겠네!!!

 화기관제장!!!

 도대체 어떻게된거야?

 왜 갑자기 모스의 유선유도가 안되냐고?"

- 저...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아까 어뢰의 폭발 때문에 유선유도선이 끊겼거나

  모스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찰스 중령은

너무 어이없고도 황당해서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욕지거리를 해대었다.

"이런 젠장맞을!!! 좌현전타!

 수심 100ft까지 급속부상!"

"Left full rudder! Make my depth 100ft, Fifteen degrees up bubble! Aye, sir!"

 (좌현전타! 100ft까지 부상, 상승각 15도!)

조타수가 조타기를 왼쪽으로 꺾으면서

함수를 15도 올리자

둔중한 LA급은

나선형으로 회선하듯

왼쪽으로 급선회하며 부상하기 시작했다.

벨러스트 탱크에서 해수가 빠지자

키웨스트의 부상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 Conn, Sonar! Loud explosion bearing 2-6-2!

  MK-48 2발이 중국잠수함에 명중한 것 같습니다!

"젠장,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어뢰명중 보고에

좋아해야하는게 당연한 것이지만

찰스 중령은 버럭 짜증이 났다.

지금 자신이

어뢰에 맞고 죽을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어뢰가 명중하면 뭐하나...

자기들도 똑같은 신세가 될텐데...

찰스 중령은

다시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아까 쉰 한숨과는 달랐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다고

소나실에서는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니....

- Conn, Sonar!

  UGST가 모스에 속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유선유도로 컨트롤되는 것 같습니다!

  거리 1.9km!

  A184와의 거리는 2.6km!

"Launch coutermeasures!"

"Launch coutermeasures! Aye, sir!"

찰스 중령은

전투정보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UGST를 보면서 명령을 내렸다.

누구나 그렇듯

어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얼굴은 땀범벅이 되어간다.

이는

찰스 중령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땀에 젖은 군복의 옷깃을 어루만지면서

입을 꾹 다물고

어뢰가 기만되었다는 보고가 들려오길 기대했다.

- Conn, Sonar!

  UGST와의 거리 1.6km!

"UGST는?

 우릴 제대로 포착했나?"

- 제대로 포착한 것 같습니다!

  우리쪽을 향해 다시 변침합니다!

찰스 중령의 생각대로

UGST는 TV 유도로 유도되고 있었다.

즉

기만체 따위엔 잘 속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 어뢰와의 거리 1.1km!

"긴급부상!

 마이클!

 현재 상황을 보고서에 최대한 간략하게 작성하여

 통신부이로

 존 F 케네디 전단과

 진주만 전단사령부에 전송한다!"

- 예, 알겠습니다!

마이클 소령은

짧게 경례를 붙이고 얼른 통신실로 뛰어갔다.

찰스 중령은

마이클 소령이 문밖으로 사라지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끝장인 것이다.

UGST의 유도가 끊기지 않는다면

지금 상황에서 어뢰를 피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 피잉~

- Conn, Sonar!

  UGST 2발이 액티브 탐신모드로 전환되었습니다!

  거리 910m!

UGST는 키웨스트의 최후를 장식하겠다는 듯

강렬한 고주파의 액티브 음향을 쏘아대었다.

TV 유도라면

굳이 액티브 탐색을 하지 않아도 명중시킬 수 있다.

찰스 중령은

아무래도

러시아 잠수함이 자신감을 가지고,

또 자신들의 신경을 건든 것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어뢰를 액티브 탐색모드로 바꾼 것 같았다.

즉,

곧 죽을자에 대한 조롱인 셈이다.

- 거리 800m! 700m! 600m! 500m! 400m!

소나팀장이 거리를 셀 때마다

승조원들은 모두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찰스 중령은

아무런 의미도, 목적도 없이...

그냥 천장을 쳐다보았다.

그리곤......

조용히 중얼거렸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