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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이벤트 당첨 기준] 마지막 귀신과 어린왕자
신태일 | L:37/A:499
560/790
LV39 | Exp.70%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2-1 | 조회 760 | 작성일 2012-11-02 20: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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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이벤트 당첨 기준] 마지막 귀신과 어린왕자

0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그 아이는, 그렇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1-1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즈음이면, 많이 울고 있을 거야.

날 찾아오려고 할 지도 몰라. 하지만 잊지마,

난 어디에도 안가.

 

2-1

흰 옷, 긴 머리…… 보통 나를 떠올릴 때들 그렇게 상상한다.

나는 사람들을 보지만, 사람들은 내가 안 보인다는 듯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귀신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세상의 모든 귀신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더니,

금새 전부 사라졌다. 보금자리를 잃은 것이다.

그런 내게 외톨이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볼 수 있지만,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생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1-2

널 처음 봤을 여름 날이 그립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는 그 슬픔을, 난 알고 있었어.

기피의 대상이 되야 했던, 너의 그 슬픔을, 난 알고 있었어.

혼자 살아와야 했던 그 슬픔을, 나는 알고 있었어.

 

2-2

여느 날과 같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날,

유난히 해가 쨍쨍했던 것만을 기억하고 있다.

귀신이기에 햇살의 따스함을 못 느끼는 나조차도,

아스팔트도로의 아지랑이는, 확실히 뜨거워 보였다.

 

그런 날, 나는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귀신의 존재를 믿는,

내가 보이는 소년을 만났다.

 

1-3

그곳이 그립다. 귀신이 나올 것만 같다고 상상했던 곳에서 진짜로 귀신이 나오다니.

우물은 그대로 잘 있니? 네가 이 편지를 찾았단 소리는 그대로 잘 있다는 소리겠지?

하하, 그런 외진 마을에 우물이 있다는 건 의외의 행운이었어.

너를 찾은 것은, 더 큰 행운이었어.

 

2-3

처음에는 의외였다. 이런 외진 마을에 있는 소년이라니.

과거엔, 그래도 아이들도 꽤 있었던듯하지만,

모두들 도시로 떠나고선, 이 마을엔 어린아이의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다른 소년과 다르게 외진 마을에 있던 소년은,

다른 소년과 다르게 나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

다른 소년과 다르게 나를 볼 수도 있었다

 

그 소년은 그 외진 마을에서도 이상한 집에 살았다.

귀신이 나올듯한 (내가 귀신이지만 서도) 어두컴컴한 집에,

요즘에는 정말 보기 힘든 우물까지 있었다.

 

1-4

나는 네게 태양을 따스함을 느끼게 해줬고,

너는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줬지.

 

2-4

우리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어떻게 귀신이 되었냐는 질문에 답해주었고,

그 아이는 내게 어째서 이런 외진 곳에 있냐는 질문에 답해주었다.

그런 생활이 계속되었다.

 

하루는 소년이 물었다.

혼자 귀신으로 있으면 외롭지 않아?”

그렇지 않노라고, 사람들에게서 배제되고,

혼자 활동하는 것은 귀신으로써 당연한 일이라고 답해주었다.

그러자,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런 건, 당연하지 않아

 

외톨이 생활은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년의 대답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여태 살아온 삶을 부정 받는 느낌이었다.

자리를 떴다.

 

1-5

처음으로 의견이 맞지 않았을 때를 기억해.

처음으로 다퉜던 때를 기억해.

처음으로 널 울렸을 때를 기억해.

그렇지만, 널 만난 것을 후회하진 않아.

 

2-5

그러나 곧 깨달았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화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을.

외톨이로 살아온 인생이 부정당한 것뿐이라는 사실을.

 

그리곤 기억해냈다.

햇살의 따스함을.

그 아이에 곁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나의 잃어버린 햇살을 되찾았다.

 

햇살을 못 느끼는 건,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었다.

 

1-6

너와 헤어지긴 나도 싫었어.

네 우는 모습만큼은 보기 싫었으면서도,

병원에 돌아와야 했나 궁금했어.

그렇지만, 널 만나고서 살고 싶어졌어.

좀더 길게. 좀더 오래.

 

2-6

가을이 와도, 그런 생활은 영원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요양차 왔던 소년은, 다시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돌아갔다.

쫓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은 곳은 무서웠다.

내가 사람을 무섭게 하는 이유는, 사람이 무섭기 때문이었다.

 

혼자 남은 나는, 다시 외톨이가 됐다.

단지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소년이 매우 기다려졌다.

하루하루를 소년을 기다리며 살아갔다.

 

그러나 가을이 지나갈 때까지, 소년은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1-7

겨울을 좋아한단 말을 기억해.

하얀 눈이 내릴 때엔,

온 주변에 귀신이 있는 거 같다는 말도 기억해.

지금 창 밖엔 눈이 내리고 있어.

너도 같은 눈을 봤으면 좋겠다.

 

2-7

겨울이 왔다. 나는 겨울을 좋아했지만,

겨울이 오면 소년의 병이 악화된단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겨울이 죽을 듯이 싫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다.

소년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됐다.

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에 있는 병원이라는 말을 기억해냈다.

찾아가기로 했다.

 

1-8

이 편지가 네게 전해지지 않고

내 입으로 직접 말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네 우는 얼굴이라도 좋을 텐데

 

2-8

소년을 찾아갔다. 만날 수 없었다.

아니 길을 알 수 없었다. 길을 물어볼 수도 없었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울고 있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처음으로, 저주했다.

나를 이렇게 낳은 신을.

아무렇지 않던 인생에 소년을 보내준 신을.

처음으로 저주했다.

 

울면서, 소년의 집으로 돌아가 소년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1-9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편지가 꼭 네게 닿길 바래.

떠나올 땐 자신 있었지만, 성공률이 낮은 수술이라니.

분명히 넌 아직도 날 기다리고 있겠지.

소식을 듣기 전까지도 기다리고 있었을 거야.

 

2-9

겨울이 끝나갔다.

집 주인장 할머니의 중얼거림을 통해,

소년이 이 집을 들렸다 간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도, 바로 내가 그 소년을 찾으러 간 날에.

 

그 후로도,

소년을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어느 날, 그 병원에서 편지가 날라왔다.

 

편지는 집 주인장 할머니 앞으로 보내진 것이었다.

그래도, 소년이 걱정되었기에,

이번만 몰래 어깨 너머로 편지를 읽기로 했다.

 

소년은 병을 이기지 못하고 수술 도중에 죽었다.

 

3-1

5 10

오늘은 매미들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귀신과 함께 우물 안에서 책을 읽었다.

어린왕자란 책이었다.

 

2-10

 

할머니께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지셨다.

나도 쓰러질 뻔 한걸 그대로 참았다.

맨 마지막 구절이 신경 쓰였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3-2

5 11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쏟아져 내린다.

어린왕자를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하나 둘 입 밖으로 소리 내어보았다.

딴청을 피우곤 있었지만, 귀신 역시 내가 읽어주고 있는 구절들을 듣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또 마음에 드는 구절을 입 밖으로 내어보았더니,

그때서야 귀신은 반응을 했다.

아마도 우물이라는 말에 반응을 한 것 같다.

 

2-11

우물로 달려갔다.

내가 소년을 찾으러 갔던 사이에,

소년이 나를 찾으러 왔던 사이에,

소년은 무언가를 우물에 두고 간 것이었다.

 

가장 외지고 안전하고 사람들한테 방해 받지 않아도 되는 곳.

맨 처음에 내가 소년에게 알려주었던 곳.

맨 마지막까지 소년이 가장 소중히 했던 곳.

 

1-10

이곳이라면, 네가 안심하고 일기와 편지를 읽을 수 있는 곳이겠지.

사람들에게 들킬 염려도 없고, 일기와 편지가 바람에 흩날릴 일도 없고.

, 펴져있으니 네가 읽을 수도 있을 테지.

 

처음에 말했듯이,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즈음이면, 많이 울고 있을 거야.

날 찾아오려고 할 지도 몰라. 하지만 잊지마, 난 어디에도 안가.

 

사막이 아름다운 건,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왜냐하면,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야.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네 곁을 떠난 게 절대 아니야.

마치 어린왕자처럼

 

4

봄이 찾아왔다. 겨울에 죽은 모든 생명들이 다시 되살아났다.

귀신의 마음 속에 따스함도 되살아났다. 동시에, 소년도 되살아났다.

 

소년은 끝까지 후회하지 않았다.

귀신을 만난 순간부터 귀신과 살기 위해 죽을 때까지.

 

귀신도 후회하지 않았다.

비록 잠깐이었지만, 따스함을 느끼게 해준 그 소년에게,

외로움을 잊게 해줬던 그 소년에게 감사를 느꼈다.

 

5

비가 오는 어느 여름날,

소년은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그 아이는, 그렇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말했다.

안녕, 나의 어린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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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37/A:499]
신태일
어유 다들 잘썼다는데 본인생각은 개오글

제일 안하는 장르를 표본으로 보여줄라했는데

나한테 로맨스는 무리였어...
2012-11-02 20:30:43
추천0
[L:37/A:499]
신태일
그냥 이정도만 쓰면 평타는 침

당첨은 먹고 들어갑니다
2012-11-02 20:36:43
추천0
[L:2/A:178]
AcceIerator
전 안돼려나요 ㅋㅋ? 공포심만 잔뜩 써넣어서 ㅋㅋㅋㅋㅋ
2012-11-02 20:38:52
추천0
[L:37/A:499]
신태일
;;장르불문
+
중복제출 가능 ㅇㅇ
2012-11-02 20:39:32
추천0
[L:21/A:187]
카툰♡
로맨스가 무리라뇨~!! ㅋㅋㅋ
좋기만 한걸요~??
2012-11-03 01:14:59
추천0
[L:2/A:178]
AcceIerator
.......................... 님은 저의 심금을 매번 울리시는 군요.. 추천 투척 콰앙!
2012-11-02 20:33:37
추천0
[L:37/A:499]
신태일
블로그 생겼습니다 서이를...
http://blog.naver.com/510dracula/
2012-11-02 20:39:50
추천0
[L:2/A:178]
AcceIerator
했씁니다~!
2012-11-02 21:01:31
추천0
[L:34/A:426]
슛꼬린
수능끝나고 놀러갈게요
2012-11-02 23:09:13
추천0
[L:49/A:245]
메아리
지젼;;; 필력 쩔어요 감동까지ㅠㅠㅠㅠㅠ
2012-11-02 22:16:10
추천0
[L:36/A:503]
라미야
몸에 전율이 나서 기분좋네여
2012-11-02 23:01:39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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