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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given: episode-1 ; omen - 1
아르크 | L:5/A:45
3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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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489 | 작성일 2013-01-23 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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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orgiven: episode-1 ; omen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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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 지역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13개의 거대한 통로...
통로라고 해도 들어가는 문이 틀로써 지정된 형태가 아닌, 허공에 만들어진 일그러진 구형의 공간...

6년전 처음 그것이 등장했을때만 해도 사람들은 그것의 존재에 대해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갔다

그것이 통로인 만큼, 인류는 탐사대를 보내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일들은 수포로 돌아갔다

게이트의 안과 밖은 단절되어 있는지 전파는 통하지도 않은데다가 들어갔던 '모든' 사람들은 살아돌아오지못했다

그리고 한달 여 후, 이변은 발생했다

각 게이트 주변에서 괴생명체들이 등장한것... 전세계사람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국가는 군대를 동원해 괴생명체들에게 포탄을 퍼부었지만 효과는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괴생명체들은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그저 대피하기 급급했다

---------

6년전 7월 16일- 사건 당일 도쿄, 신주쿠 부근...

[쿠웅-]

코끼리보다도 몇배나 더 큰 몸집을 가진 괴생명체들 주위로, 수채화에 물을 뿌린 듯, 흘러내리는 인간형태의 것들이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었다

그들이 발을 앞으로 내딛을 때마다 대지는 검은색으로 썩어갔고 생명들은 메말라 마치 지옥의 단편을 보는 듯했다

보도블럭 위로 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던 민들레 한송이는 그것이 밟고 지나가자 싱싱했던 노란 자태는 힘을 잃고 지면에 쓰러져 죽어갔다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고서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살기위해,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기위해 그들은 발걸음을 뒤로 옮겼다

인파에 휩쓸려 넘어진 사람들도 더러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도와주려는 손길은 그 어디에도 찾아볼수가 없었다

"쥰! 쥬운!!"

바닥에 넘어진 소녀는 애타게 소년의 이름을 불렀다

"어디야! 어디있어! 아이사"

소년은 뒤를 돌아 소녀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다지 멀리 떨어져있진 않았다
달려오는 인파를 헤치며 쥰은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넘어진 소녀의 몸을 일으켜 세우자 소녀는 발목을 접질렸는지 절뚝거렸다

"삐..삐었나봐..."

뒤따라오는 알수없는 괴물들에 두려움을 느끼며 아이사의.두 눈엔 눈물이 고였다

"걱정하지마, 내가 지켜줄테니까"

쥰은 아이사의 앞에 등을 수그리고 앉았다

"업혀"

"으응"

소년의 목에 두 팔을 두르곤 소년의 등에 몸을 뉘였다
아이사의 두려운 감정이 심장 고동을 통해 그에게까지 도달했다

'내가... 내가 반드시 지킬테니까...'

쥰운 다시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자신이 살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아닌, 그녀를 살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그는 발을 내딛었다
한 발자국,  한발자국... 그다지 빠른 발걸음은.아니였지만,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쥰... 미안.. 나 때문에.."
"그런 말 하지마, 바보야"

[쿠웅-]

발자국 소리가 방금전보다 가까워졌다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그 괴상망측한 얼굴이 바로 옆에 있을 것만 같았다

두렵지 않을리가 없겠지...하지만 다리가 후들거리더라도 그의 발걸음은 멈추지않았다

"쥰... 날... 날 버리고가... 아님 너까지 죽어"
"하나뿐인 가족을 버리고 갈리가 없잖아...잠자코 눞여있기나 해"

아이사는 울먹거리면서 그에게 애원했지만, 그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그의 굳은 신념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넌... 내가 지킬거니까"

[쉬이익!!]

그가 말을 마치자 마자 뒤쪽, 죽은 대지로부터 식물의 덩물같은 것이 빠르게다가와 쥰의 발목을 붙잡았다

"으악!"

중심을 잃은 쥰은 앞으로 고꾸라졌고 아이사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쥰은 잡힌 오른쪽 발이 아닌 왼발로 그 검은 촉수를 발로 차 봤지만 오히려 그것이 움켜주고 있는 힘이 더 강해질뿐이였다

"도망가 아이사!!"
"쥰!!"

[질퍽]

어기적한 발걸음으로 전진하던 흑색의 인간은 아이사에게 다가갔다

[질퍽]

느릿한 움직이였지만 발목을 다친 아이사로썬 그것조차도 도망치기 어려워보였다

쥰의 발목을 잡은 촉수가 점점 그의 다리를 옭아매갔다

'생명'이 촉수를 통해 빠져나간다
즉효성 수면제를 맞은 것처럼 눈이 스르륵 감겨만 간다

'아이사를... 지켜야.. 하는데...'

괴물은 이제 아이사의 앞까지 다달았다

'지켜야... 돼...'

온 힘을 쥐어 짜 내어 손을 아이사에게로 뻗는다

괴물의 손또한 아이사에게로 향한다

닿기 2초... 1초 전...

"아이사아아아아아!!!!"

-----------


"쥰, 어이... 이봐, 쥰!!"

천장의 흰 형광등 빛을 등진 제니의 얼굴이 그를 반겼다
쥰은 손을 눈언저리에 가져다 대며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악몽...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그 시절이 꿈에 나오다니...

않좋은 일이 벌어질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딱히 '오늘의 운세'같은걸 눈 여겨 보는 타입은 아니였건만 왠지 모르게 아침에 훑고 지나간 신문 귀퉁이의 별점이 떠올랐다

[사수자리- 오늘따라 불길한 예감이...?]

애초에 신용도도 그리 높지 않은데다가 애매한 어투로 설정되어 있었다

약간의 상술이란 것인데, 예를 들어 오늘과 같이 않좋은 운세가 나왔을때 아침에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치자 그러고나서 저녁에 누군가가 돌려줬더라면 '역시 오늘은 운이 나빴어' 하고 지나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오늘 운세가 좋게 나왔다고 치고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더라면 '지갑을 다시 찾다니 역시 오늘은 운이 좋아' 라며 상황에 맞춰 생각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러한 운세와는 별개로 그는 불안감을 느꼈다

"어이 쥰, 그만 자라고"

"일어났어, 일어났어"

같은 말을 두번씩이나 반복하며 그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잠시 눈만 감으려 했는데 어느샌가 잠이 든 모양이다

눈가를 비벼 혹여나 붙었을지도 모르는 눈꼽을 떼며 그는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인데? 영체라도 나타났어?"

"그런 사소한 이야기가 아니야"

쥰은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사소한 이야기라니.. 내쪽에선 그렇게 말할수 있어도, 배달원인 너로썬..."

"그것도 사소한 이야기"

나오는 하품을 억지로 참으며 쥰은 손을 내저었다

"으음... 그래그래, 그럼 중요한 이야기는 뭔데?"

"아이사가 돌아온대"

"뭣?!"

잠을 깨기엔 적절한 충격이였는지 그의 눈이 동그래지며 움직임을 멈추었다

"말그대로"

"어..언제 들은건데?"

"얼마 안됐어... 너 자기 시작하고 바로였으니까"

고개를 뒤로 돌려 벽면에 걸린 원형의 시계를 바라본다

시침이 가리키고 있는 숫자는 6...

분명 오후에 C에리어의 외각을 다녀오고 나서 잠이 들었으니까... 4시간... 낮잠치고는 푹자도 너무 푹잤다

"켁! "

목구멍을 따라 넘어가던 침으로 사래가 들리며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렸다

"콜록콜록.... 이..이봐 제니! 시간개념을 엇다가 팔아먹은거야!!"

"아 그러게, 어떤 전당포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4.. 4시간이면..."

이미 돌아왔을 시간이다
혹여나 차로 이동했다면 교통체증에 밀렸을수도 있겠다만...

"쥬운~"

상큼한 목소리가 들려옮과 함께 등에 오한이 일어났다

삐그덕 거리는 고개를 돌리며 목소리가 들려온... 뒤쪽을 바라보았다

벽 뒤편에서 고개만 삐죽 내밀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소녀하나

다른 누군가가 본다면 소년만화속에서나 나올법한 부끄럼쟁이 소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니다, 전혀 아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쪽은 어디까지나 쥰뿐이였지만 말이다

"쥬운~, '나' 안보고 싶었어?"

"........"

"프랑스 갔다가 2주만에 오는건데... 안보고 싶었어?"

"......."

"공항에 오자마자 쥬운~이 보고싶어 헬기까지 타고 왔는데.... 안보고싶었어?"

"저기.... 아이사양?"

"응?... 왜?"

"일단 그 '쥬운~'부터 그만 둬주시지 않겠습니까?"

"쥬운~이 '나도 보고싶었어'라는 말을 하기전까진 안그만둘꺼야"

"그..그보다 벽뒤에서 안나올꺼야?"

"그보다 라니...아이사는 슬픈걸?... 어서 말해줘, 보고싶었다고"

[쾅!]

제니의 주먹이 탁자위를 강하게 내리찍었다

"이봐... 솔로한테 염장을 지르려고 아주 작정들 하셨구만...? 하하하... 빨리 말해주고 끝내!"

5m쯤 될법한 길다란 책상이 전체적으로 흔들린 것을 본 쥰은 꽉 쥔 제니의 손으로.시선을 보냈다

'으와... 아프겠다'

"제니, 우리 쥬운~이 네 손을 보고 야한 상상을 한거 같은데?"

"뭐..뭣?! 난 손을 보고 흥분할 정도로 변태는 아닙니다만?!"

"어라? 방금 어휘선택이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말 한마디 안해줬다고 이렇게 몰아가는 거냐?!"

눈동자를 굴려 쥰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난 잘 모르겠는데~?"

"크윽..."

주먹을 힘있게 쥐어보는 그였지만 얼마 안가 힘을 풀곤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네네... 보고 싶었습니다..."

"꺄~ 나도오"

라고 하며 부끄러운지 두 손을 얼굴에 갖다대며 쥰에게 달려들었다

포옥하고 쥰의 품에 안긴 아이사는 그의 셔츠위로 볼을 문대며 어쩔줄 몰라했다

"하아..."

한숨이 나온 쪽은 쥰이 아니였다

자리에서 일어난 제니는 텁텁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리곤 밖을 향해 걸어갔다

"내 옆자리를 채워줄 만한 건 술밖에 없다...니들은 술도 못마시지? 흥이다!!"

"내일 해장국끓여달라고나 하지말든가"

"치사한걸..."

그녀가 복도 안쪽으로 사라지자 아이사는 쥰을 다시 의자에 앉히곤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쥰, 다리는?"

말없이 걷어올린 바짓단의 아래엔 그날, B급령을 퇴치했을때 사용했던 부적 비스무리한 종이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부적 아래의 살은 보이지 않을정도로 꽁꽁 싸맨 그의 발목...

6년전, 그 사건때 '오염'되어버린 발목이였다

한동안 부적들을 바라보며 아이사는 말이 없었다, 아니 할수 없었다
발목의 상흔은 자기때문에 입혀진... 씻어낼수 없는 죄책감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

생명력을 빼앗겨버린 다리는 회복불가능...

6년전 그 사건당시 아슬아슬하게 쥰의 영능력이 각성하며 살아나 병원으로 향했지만 의사가 한 말은 그것뿐이였다

그마저도 '죽음'이란 이름의 이 저주는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고 영기에 의한 정화를 지속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마치.암처럼 온 몸을 썩게 만들수도 있었다

다행히도 다른 제령사로부터 부적을 받아 상태가 유지되는 정도로 그칠수 있었다

다만, 신경계통은 아직 살아있었으므로 매시간, 매초 그는 살이 썩어 문드러져가는 고통을 지고 일생을 보내야만 했다

그는 눈살 하나 찌푸림 없이 그녀에게 미소를 보낸다
때묻지 않은 순수한 소년의 미소...

6년전에 보여주었던 미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이 소년은 어째서 이렇게 강한 걸까?
아프다고 투정한번 부리지 않고, 너때문에 다쳤다고 책망 한번 하지않고, 그저... 언제나 울것같은 표정을 짓고 있으면 이같은 미소를 보여주는 소년은...

쥰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팍에 묻으며 아이사는 말없이 호흡을 진정시킨다

그때처럼, 두근거림이 소년에게로 향했다

---------


아아...길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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