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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스마트폰
흩날려라 | L:27/A: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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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721 | 작성일 2013-07-18 00: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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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스마트폰

여자 친구가 말했다.

“오빠. 나 오빠랑 문자하기 싫어.”
“왜?”

뜬금없는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인가?

“우리 카톡 해 카톡! 지금 시대에 문자가 뭐야 문자가!”
“아이 참... 나는 그 스마트폰인지 뭔지 아직 필요성을 잘 못 느끼겠다니까! 휴대폰이 문자랑 전화만 되면 장땡이지 무슨, 뭐? 깨톡? 몰라 그런거.”
“오빠 진짜 이러기야? 나 그럼 딴 남자랑 카톡한다?”
“미애야!”
“농담이야! 그러니까 카톡하고 싶다고 카톡! 문자는 한계가 있단 말이야.”
“몰라. 생각해볼게”

대답은 생각해본다고 했지만 내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할부원금도 어찌나 쎄던지, 달달이 5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하고, 며칠 전에는 골목길에서 앞도 안보고 스마트폰을 쥐고서 갑자기 튀어나온 학생을 차로 칠 뻔한 적도 있어서 세상이 말세라고 느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만나도 그 뭐냐 깨톡인지 개톡인지 망할 것 때문에 대화는 안하고 꼬맹이들이 전부 쪼그마한 휴대폰 하나 잡고 손가락질을 얼마나 해대던지 짜증이 나서 집에 가버린 적도 있다.

그 대화가 있고 며칠이 지나서 여자 친구가 선물이라며 작은 종이백 하나를 들고 왔다.

“니가 웬일이냐?”
“오빠도 참. 누가 들으면 내가 선물도 안 해주는 사람인줄 알겠네!”
“사실인데 뭐...”
“그래서, 싫어?”
“아니야! 고마워엉~”

뜯어보니, 뭐야 이게.
스마트폰이었다.
그것도 최신형.

“이거...?”
“그래. 내가 큰맘 먹고 샀다. 왜!”
“아, 나 이거 싫다고 했잖아.”
“오빠 세상 사람들이 욕해! 짠돌이로 안다고 짠돌이! 젊은 사람이 그런 후줄근한 거 들고 다니면 나도 부끄럽다고. 내 남자친구한테 내가 세련된 거 선물하겠다는데 왜?!”
“미애야...”

그러고 보니 계열사 직원과 연락이 안 될 때마다,

“저기, 제가 바빠서 전화를 못합니다.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카카오톡을 켜서 목록을 뒤지면 없으셔서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문자요? 물론 카톡도 문자죠 근데 습관이란게 참...”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쓰자. 남들처럼 이거에 붙들려 살지만 않으면 돼.

“알았어 미애야. 고마워, 이거 쓸게. 설명서 보니까... 그냥 유심칩 끼우면 되나?”
“응, 응! 오빠 사진 찍자 사진! 나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게!”
“그래 프로필이니 뭐니 잘 모르겠지만, 니가 가르쳐줘야해!”
“알았어, 알았어. 걱정은 꽉 붙들어 매셔.”

솔직히 처음 이 스마트폰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무슨 사진에다가 비밀번호를 거는데도 어플이 필요하고, 깔려있는 파일은 왜 이렇게도 많은지, 증권? 주식 따위는 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는데 쓰레기는 엄청 많아가지고, 역시 짜증만 늘어났더랬다.

허나 게임을 좋아하는 나는 미애를 따라서 이 게임 저 게임 설치하다보니 게임도 많이 늘어났고, 나도 모르게 폰을 쥔 채로 잠든 적도 많았다. 일하다가 심심해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뒤지다 한 두 시간은 훌쩍 넘겨버리는 게 일상이었다. 이게 정말 요긴하다고 느낀 것은 지하철에서는 이거 때문에 하나도 심심하지가 않은 게 그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래서 스마트폰, 스마트폰 하는구나...”

이제야 이해가 됐다.

“오빠! 요새 나한테 연락도 잘 안하고 뭐야 진짜! 연락 자주 하려고 사줬더니 아주 그냥 끼고 살아요 살아!”
“미안하다야. 야, 근데 나는 진짜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웃긴다 이거 대박이네”

그날도 여전히 스마트폰을 쥔 채로 잠이 들었다.

몇 시간이 흘렀나. 기지개를 키려고 주먹을 꽉 쥐는 순간. 까끌까끌한 것이 머리카락 같기도 하고 실뭉치 같기도 한 요상한 물건이 내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게 느껴졌다. 얼굴을 돌려 무엇인지 확인해봤다.

머리였다. 잘려나간 사람의 머리였다.

“으, 으악! 씨1발 뭐야 이게! 꿈이야? 꿈이야 꿈?”

세게 볼을 꼬집었다.
아팠다.

“꿈이 아닌데 뭐야 이거? 밤에 술도 안마셨는데... 곧장 놀고 집에 들어왔는데... 왜 내 손에 사람 머리가 있지?”

순간 집어던진 머리의 살짝 벌려진 입에서 노래 소리가 나왔다.

‘나- 나나- 나나~ 나-’

“저... 저건 내 벨소리인데...”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내 폰이 보이질 않는다. 설마 저 머리가 내 폰은 아니겠지? 일단 출근은 해야 했기에 대충 씻고 나와 버렸다.
꿈인지 생시인지 아직도 구분이 가질 않는다. 징그러운 머리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혹시 내가 몽유병이 있나?
도대체 그 머린 누구의 머리지?
설마 다른 사람이 살해하고 내 방에 몰래 들어와서...
에이, 말도 안 되지.
그러고 보니 난 죽이지도 않았는데, 경찰에 신고할까?
아 그러다가 진짜 내가 죽였으면 어쩌지...

이 생각 저 생각에 꼬리를 물었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앞 사람이 사람의 머리를 들고 시체의 머리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저, 저기요! 당신!”

그 사람은 주위를 훑어보더니,

“저요? 왜요?”
“그... 그 뭐냐.. 드, 들고 있는 거 뭐에요!”
“이거요? 갤럭시 노트2인데요.”
“장난하나 머리잖아요 머리!”
“뭔 개소리야 아침부터...”

주위를 둘러보니, 전부 머리를 들고 있다.
누구는 긴 생머리의 여자머리. 누구는 거지꼴을 한 더러운 머리. 누구는 대머리.

머리의 입에서 벨소리가 나오고, 그것을 들고 머리의 입과 머리의 입이 맞닿은 채 대화를 시작한다.

“마, 말, 말도 안돼...”

왜 갑자기 스마트폰이 머리로 보이기 시작한 걸까? 내가 결국 미쳤나?
정신이 돌아오질 않는다. 회사 가기 전에 약국에 가서 청심환이라도 사먹어야겠다.

“안녕하세요...”
“네, 뭐 필요하세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손가락으로 머리의 얼굴을 마구마구 찔러대는 남자를 보았다.

“헉! 씨1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왜 그러세요?”
“그... 그것 좀 치워요!”
“이거요? 이거?”
“그래요 그거! 제발요!”
“아... 알겠어요...”
“죄송해요... 제가 좀 민감해서... 청심환 하나만 주세요...”
“네.”

회사를 갔더니 전부 머리에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그것도 잘려진 머리를.

“도저히 일을 못하겠어.”

나는 그 뒤로 집에서 나오질 않았다. 스마트폰. 아니, 잘려진 머리와는 피하려고 해도 피해지지가 않았다. 새벽에 편의점에 들러도 알바생에게는 머리가 들려있었다. 피할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갔다. 대기실의 사람들 손에 머리가 들려있다. 그 뒤로 밖에 나가질 못하겠다.
물론 내 머리, 아니. 내 스마트폰은 밖으로 집어 던져버렸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매일 찾아오던 미애가 오질 않는다. 결국 지친 거겠지.
컴퓨터를 하다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밖에 안 나간지도 100일이 됐다.
머리가 어지럽다. 어차피 새벽인데 사람도 없을 테니까 바깥공기 좀 마셔야겠다.

‘끼이익-’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턱-!’

무언가 걸렸다. 문 뒤에 무언가가 있다. 혹시 미애가 남기고 간건가?

“왜 날 버렸어?”

스마트폰이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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