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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가발
흩날려라 | L:27/A:501
3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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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652 | 작성일 2013-07-18 00:3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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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가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새내기가 된지도 어언 한학기가 지나갈 무렵 나에겐 한가지 병이 싹트고 있었다.
학창시절 겉모습을 꾸미기보다는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공부에 매달리는 범생이 스타일이었던 나는
대학에 들어오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었고 남들은 다 겪었던 뒤 늦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다.
옷에 신경쓰느라 계절학기까지 신청해야 할 위기였지만 지금에 내게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고, 어떻게하면 그사람에게 잘보일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스타일부터 옷입는법 등
패션잡지부터 시작해 연예기사까지 정복하며 나름대로 변화를 주고있었다.
그러던 내게 한가지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머리칼이었다.

생머리라고하기엔 웨이브가 심했고 곱슬이라고 하기엔 나름 부드러웠던 내 머릿결.. 남들은 왁스가 가장 잘먹혀서 스타일링하기가 쉽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던 반곱슬 머리였다.
처음 패션에 신경쓸 무렵 미용실에가서 매직스트레이트펌을 하게되면서 그렇게 갖고싶었던 찰랑이는 생머리를 손에 넣을수 있었고
그렇게 머릿결 문제는 해결이 되는듯 보였다. 그러나 한달 두달이 지나며 머리가 자라 내 본연의 반곱슬 머리가 눈에 띄게되는걸 참을수 없었던 나는 원장의 너무 자주하면 머릿결이 너무나 상할수 있다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미용실을 찾았고 그렇게 점점 내 머리는 푸석푸석하다못해 지푸라기를 연상케할정도로 심하게 망가져갔다.

집앞에 잠깐 나갈때조차 꽃단장을 해야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 시작한것도 아마 이쯤 부터였던것 같다.
매일같이 수시로 고대기로 집에서조차 머리를 펴고있던 나는 더이상 내가 원하는 머릿결로 만들수 없다는걸 깨닫고 좌절감에 빠졌고 좋아하던 사람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
수업을 빼먹고 집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살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아는 지인에게서 요즘 군바리들도 휴가나와서 많이들 쓴다는 가발이야기를 들었고 난 진작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무릎을 탁치며 바로 인터넷 접속하였다.
집밖에 도저히 나갈수 없던 참이라 요즘같은 세상엔 밖에 안나가고도 얼마든지 상품을 구매할수있는 현실에 새삼 고마움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가발이라고만 찍어도 수많은 검색결과들이 무수하게 나열되었고 이것저것 오랜시간 살펴보던중 유독 눈이 가는 상품이 있었다.
그렇게 원하는 긴 생머리의 가발이었고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 인모라는게 좀 마음에 걸렸지만 난 망설임없이 바로 구매했고 다음날 받아볼수 있었다. 요즘 택배는 정말 장난 아니게 빠르다는것을 느끼며 포장을 뜯자
마치 살아있는듯한 찰랑찰랑 윤기까지 좌르르 흐르는 가발이 들어있었고, 난 바로 화장대에 앉아 써보기로 했다.
처음써보는 가발이었기에 완전히 착용하는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거울에 비친 내모습을 보자 너무나 예뻐 나도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가발로 인해 활력을 찾은 내일상은 원래대로 돌아왔고 신기하게도 모든 일이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에게 고백까지 받았으며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나는 그사람과 결혼까지 하게되었다.
꿈에 그리던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까지 하게되자 점점 나의 가발에 대한 집착은 점점 심해져만 갔고, 가발이 없이는 그 무엇도 할수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발을 벗은 내모습을 보면 그사람이 내곁은 떠날것만 같았고 지금까지 일궈놓은 모든게 한순간에 산산조각 깨져버릴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그는 내 머릿결을 유독 사랑했기에 차마 가발이라고 말할수 없었고 결혼생활이 시작되면서 난 가발을 벗는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머리를 감을때도 그냥 가발을 쓴채로 감았고
그 짧은 수간도 남편에게 들킬까 화장실에서 머리를 말리는건 일상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애쓰고 있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느날부터 그는 점차 야근이 많아졌는지 새벽에 들어오는날이 많아졌고 난 그가 내 비밀을 알아차렸고 그로인해 사랑이 식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그렇게 난 모든게 끝났다고 좌절감에 사로잡혀있었고 가발의 목소리를 들었던것도 아마 이쯤부터였던것 같다.
가발은 내가 몰랐던 많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내 비밀을 알고있던 몇안되는 친구들중 한명인 수진이가 남편에게 입을 놀리는 바람에 남편이 알게되었고,
그때부터 남편의 마음은 이미 수진이에게 갔다는것. 둘은 곧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고 난 그에게서 버려질 거라는 것.
가발이 알려준 덕분에 난 제2의 활력을 얻었고 하루하루가 마치 처음 가발을 쓰게되었던 그때처럼 모든일이 잘풀려 행복해져만 갔다.

남편은 내게 이전처럼 잘해 주했고, 난 수진을 용서해주었다. 덕분에 오늘은 큰맘먹고 남편과 수진이를 위해 상다리가 휘어질듯 많은 음식을 정성들여 준비했다.
오늘의 메인 메뉴는 낚지전골이었는데 이놈의 낚지가 얼마나 싱싱한지 냄비속에 넣는데 여간 애를 먹은게 아니었다.
보기에도 먹음직 스러워 보이는 요리들이 하나둘씩 제 멋을 뽐내고 있었고, 난 메인요리인 낚지전골의 국물간을 보고있었다.

"음~ 맛있네"

약간 비릿한감이 없지않았지만 나름 먹을만했고 난 그에게 칭찬들을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지며 한껏 들떠있었다. 적당히 자작한 국물에 왠만큼 다 익었겠다 싶었던 난 식탁 중앙에 조심스럽게 전골을
올려놓았고 그때마침 현관에서 벨소리가 들렸다.

"띵동 띵동"

난 그가왔음을 느끼고 서둘러 앞치마를 벗고 현관문을 열어 제꼇으나 그곳엔 처음 보는 사내들이 서있었다.

"누구시죠?"

"경찰입니다. 당신을 박진철씨과 이수진양의 살해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을 묵비권을 행사할수 있으며.. "

경찰은 집에서 풍기는 비릿한 악취에 말을 잇다말고 그녀를 밀치고 집안으로 들이닥쳤고
집안에 들어와 악취의 근원을 확인한 경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옆에있던 계급이 좀 낮아보이는 사내중 한명은 참지못하고 구토를하며 속을 게워내기 시작했고,
방안은 정말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바닥은 온통 피로 흥건했고 인간의 내장으로 보이는 건더기가 군대군대 붙어있었으며 식탁위에 요리들은 하나같이 사람의 신체 부위별로 차려진듯.
냄비속엔 뇌로 보이는 물컹하면서도 주름이 자글자글한 찐즉한것이 두개가 들어있었고 국물엔 눈알과 귀 손가락등 끔찍한 살덩어리들과 장기들이 떠다녔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간 경찰을 바라보며 난 별일 아니라는듯 현관문을 잠궜고 죄대한 나긋나긋하게 입을 열었다.

"차린건 별로 없지만 괜찮으시면 좀 드시고 가세요"

순간 내 머릿결은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나부끼며 내얼굴을 가렸고 내 입가엔 행복한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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