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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방
흩날려라 | L:27/A: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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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514 | 작성일 2013-07-18 18: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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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방

7월 22일




집이 온통 어둡다.


늘 환하고 아름다울 것 같았던 작은 원룸이 어느새 캄캄한 창고같이 느껴진다.


형우에게 이별통보를 한 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3일? 4일? 잘 모르겠다. 그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나에게 원룸은 마냥 즐거운 공간은 아니었다. 처음 이 곳을 전세로 얻었을 때 집값이 너무 싼데다가 방범창도 없고, 층수도 낮아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형우를 사귀고 난 후부터는 전혀 무서울게 없었다.


그는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줬고.


날 안아주는 그런 남자였다.



그런 남자를 차버렸다.



난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는데. 그와 결혼 문제로 계속 다투다보니 그것에 지쳤던 것 같다.


그는 나의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아무말도 하지않고 나를 그저 보내 줄 따름이었다.


내가 다시 그런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좀 더 설득해서 내가 대학 졸업할 때 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면, 지금 나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어두운 노을이 아닌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을까?

형우와의 사이가 끊어진 이후 늘 수다스럽던 휴대전화가 멈춰버렸다. 그리고, 가끔 부모님이나 친구의 안부만 전화기의 불을 밝힐 따름이다.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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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친구들이 찾아와 날 끌고 나갔다.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강제로 끌고나가는 통에 결국 이것저것 먹고 화장도 하고.


처음에는 내키지 않았지만. 잘 나갔다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희랑 지수. 고마운 기집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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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어차피 방학이겠다.


미친듯이 노는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술을 잔뜩 마시고 돌아왔는데. 집에 물이 없다.


분명 생수가 반쯤 남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결국 밖에는 못나가겠고. 수돗물을 마셨다.


속이 미식거린다.




===================================================================================================


7월 26일


클럽가서 신나게 놀다가 친구 집에서 자고 집에 돌아왔다.


뭔가 집이 썰렁하다.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련한 것 같다.


쓰린속을 잡고 물을 잔뜩 마신 뒤 컴퓨터를 했다.


근데, 열어놓은 창문 밖에서 자꾸 이상한 시선이 느껴졌다.


밖을 확인할 정도의 담력이 없는지라 창문을 닫아버렸다. 더워도 어쩔 수 없지.


형우가 있었으면 당장 문자해서 나 보러 오라고 할텐데.


그나저나, 오르골 시계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 맞춰야 하는데...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춰야지.


낮에 찾아봐야 겠다.


===================================================================================================



7월 30일



효민이랑 지선이가 바다에 놀러가자고 해서 결국 해운대 까지 갔다왔다.


남자들은 치근덕 거리고, 효민이는 그게 재미있는 것이라며 물놀이는 안하고 남자보는데만 정신없었다.


집에 돌아오니 너무 오래 놀고 왔나. 집이 낫설다.


역시 형우가 없는게 큰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가 카톡을 켰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없었다.


문자를 보내볼까 한다. 전화번호는 까먹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럴수 없었다.


그런 짓을 해놓고 다시 연락한다니... 나도 참 우습다.


형우와 함께 만든 커플링을 다시 돌려주기 위해 찾아보았다.


어디에 놓았는지 보이지 않는다.


돌려주지도 않는다니... 다 형우가 사준것들인데. 헤어지고나서도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


7월 31일


창문 밖에서 뭔가 자꾸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리고 밖에 나갔다 올 때 마다 뭔가 집안 집기들의 위치가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섭다.


형우야 보고싶어...



====================================================================================================



8월 1일


아무래도 내가 없을 때 마다 누군가 드나드는 것 같다.


형우에게 문자를 보내니


-내가 거길 왜가!-


라는 답장이 왔다.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어서 전화를 걸었더니 -고객님의 요청에 의해- 라는 맨트와 함께 내 전화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히 느껴졌다.


이정도로 내가 싫은가?


아니 당연히 싫은게 분명하다.


그렇게 잘해줬는데. 난 헤어지자는 소리나 했으니까.


하지만, 형우가 아니면 기댈곳이 없다. 친구들도 형우처럼 헌신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할테고. 부모님이 지방에 계시는데. 집을 비워놓고 거기 갈 수도 없다.


====================================================================================================



8월 2일



경찰서에 갔다왔다.


어제 누군가 침입했었다.


내 다리를 천천히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몸이 경직되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집의 집기들이 없어지거나 다른곳으로 옮겨간 것이 누가 들어왔던 탓인가?


아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경찰들이 집을 조사하고 갔지만 딱히 침입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예전에 형우가 달아준 방범창도 어디하나 뜯겨나간 흔적도 없이 견고했고.


현관문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꿔야 겠다.



===================================================================================================


8월 5일.



밤새 날 처다보고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가만히 서서 날 계속 바라보았다.



아침이 될 때 까지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은 것인지 잠이 든 것인지 번쩍 깨어났을 때에는 아무것도 없다.


현관문이 열리거나 닫히는 소리도 나지 않았다.


심지어 혹시 누군가 들어왔다면 알 수 있게 문에 봉인지 까지 붙여놓아서 들어왔다 나가면 찢어지게 만들어 놓았지만. 그나마도 찢어지지 않았다.


뭐지?


대체 뭐야!



====================================================================================================

8월 6일


경찰이 집에 왔다.


여전히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다만 순찰 시간에 우리집을 좀 더 많이 돌아보게 하겠다고 했다.


그 뿐이었다.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친구들에게 연락해도 다들 바쁘다.


아무도 선뜻 오겠다는 애들이 없었다.


내가 나가고 싶은데 나갈수가 없다. 전세인데다가, 여기를 나가서 다른 방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친구들 집에 있을수도 없었다. 여자애들은 대부분 방학때는 집에 내려가거나 집에 사는 애들은 아르바이트나 여행을 가니까. 내가 있을곳이 없다.


모텔에 혼자 갈 수도 없잖아!


더군다나, 부모님이 어제 내게 해외여행을 가신다는 연락을 하셨다.


어디 하나 기댈곳이 없다.


형우에게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을 하지 않는다. 아예 읽지도 않는 것을 보아서는 내가 정말 싫어진 모양이었다.

왜 그와 헤어지자고 했는지... 미칠 것 같다.

===================================================================================================













일기를 덮었다.



이게 내 착각인건지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정말 귀신일지도 모르겠다.


그 누구의 출입흔적도 없는데 밤마다 나타나 내 몸을 쓰다듬는다든가 가만히 날 노려본다.


물론 제대로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아예 움직이지조차 못할 정도로 두렵다.


집에도 갈 수 없고 친구들도 다들 날 도와줄 수 없는 상태다. 경찰 역시 마찬가지였다.


휴대폰을 꺼내어 전선을 연결하고 박스에 넣었다. 그리고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로 밖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요즘은 휴대전화가 좋아서 그런지. 저화질로 촬영하면 최대 6시간 동안 촬영이 가능했다.


휴대전화의 동영상을 기능을 켜놓고 밖을 나갔다. 어디가서 바람이라도 쐐고 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기 전에 미리 만들어둔 봉인지를 창문과 현관문에 물풀로 붙였다.







영화도 한편 보고, 오랜만에 아주 느끼한 파스타도 먹고 왔다. 커피도 한잔 마셨더니 기분이 좀 좋아지는 것 같았다.


역시 신경과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창문과 현관문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붙여놓은 봉인지를 확인하니 역시나 누군가 출입한 흔적이 없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역시나 낯선 공간이 나를 반긴다. 하지만 평소보다는 안심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과도를 찾았다. 과도가 안보인다. 하도 오래 쓰지 않았으니... 저번에 MT가지고 가서 잃어버리고 왔나? 대신 긴 송곳을 하나 꺼내 화장실 문을 열어보았다. 다행히 아무것도 없었다.


갑자기 기분이 홀가분해 졌다.


역시 기분 탓이었나보다.


컴퓨터를 켰다.


창문도 활짝 열었다.


기분이 좋았다.



아! 갑자기 아까 촬영모드로 해놓고 갔던 휴대전화가 생각이 나서 박스를 열어 휴대전화를 꺼내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조작을 잘못해놓고 갔는지 동영상이 꺼져있었다.



"이런... 뭐, 상관없나?"



형우에게 카톡 문자가왔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은 뭔가 일진이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그동안 있었던 일 모두 미안하다고 하고, 다시 날 받아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봐야 겠다. 정말 그동안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가 다시 내게 돌아와 준다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 같았다.

메세지 함을 열어보니 다른건 없고 동영상 파일이 하나 와 있었다.


형우는 이런식의 이벤트를 좋아했다. 내가 사과할 필요도 없게 만들어주는구나...


진짜...


정말 좋은남자다.



카톡 동영상을 실행했다.



-안녕! 유라야.-


형우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인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나왔다.


형우가 천천히 카메라를 뒤로 했다.


어디서 본 배경이다.


그리고 형우가 어디서 본 것 같은 시계를 내게 보여준다.


-너 이 시계 좋아했잖아. 여기서 나는 오르골 소리가 좋다고. 너 그거 알아? 이 오르골이 라크리모사라는거?-


형우는 평소처럼 해맑게 웃었다. 그리고는 동영상이 꺼졌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다리부터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소름이 온몸을 천천히 뒤덮었다.


다음 동영상이 왔다. 마치 내가 이걸 다 봤다는 것을 아는 것 처럼.


다음 동영상을 켜자 이번에는 형우가 내 침대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아까 내가 찾으려 했던 과도를 들어서 카메라 앞에서 흔들었다. 잠시 후 어수선한 소리와 함께 동영상은 꺼져버렸다.



카톡 메세지가 다시 날아왔다.


-널 위한 진혼곡이야.-



침대 아래서 며칠 전 내가 찾던 시계의 오르골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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