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7)

"...못할 짓이군, 이건...."

크리터를 감시하고 있던

모리 일등육좌는 낮은 한숨을 쉬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오션 터틀 구역은

텅텅 비어있었다.

키쿠오카 이등육좌와 그 부하들을

오션 터틀의 다른 곳에

감금 아닌 감금을 시켜놓고

바사고 카잘스가 포함된

가브리엘 밀러가 지휘하던 글로젠 DS 시큐리티의 용병들

그것도

올림푸스의 사촌형과

그가 제거한 네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용병들을

오션 터틀 외부의 헬기 발착장 부근에

굴비두름 묶어놓은 듯한 모습으로 모아놓은 상황에서

지금 이 곳에는

그 글로젠 DS 시큐리티 용병들을 감시하고 있는

현재

키리토의 근접경호를 맡은

올림푸스의 사촌형의 지휘를 받는

영국 SAS 대원들과

미국 델타포스 대원들까지 제외하고는

크리터와 자신 말고는

이 구역에는 남아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5명.

아니.......

곧

남아 있는 인원은 4명이 될 것이고

어쩌면

바로 3명이 될 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키리토가 결정을 할 사항이니까.

'확실하게 셋이 될 것 같기는 하군.'

지금 듣는 사람이

절로 귀를 난도질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비명을 질러 대고 있는

가브리엘 밀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 비명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키리토는

절대로

그를 살려두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그 비명을

넋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듣고 있는

해커 크리터도

시체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다.

키리토가 가장 분노하게 만든 일을

실질적으로 실행하고 계획한 것은

크리터이고,

키리토의 굶주림은

당연히

가브리엘 밀러 하나만으로 끝나지 않을 테니까.

이제

곧 자신이

그 가브리엘 밀러와 같은 꼴이 되리라는 것은

크리터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니. 어쩌면........'

시체나 다름없는 이와

곧 시체가 될 이.

그리고

키리토와 자신.

그렇다면

지금 이 곳에는 남아 있는 인간이 없다.

시체는 인간이 아니고

지금 키리토도

평범한 인간이 아니니까.

그리고

모리 일등육좌 자신과

키리토를 호위하고 있는 하늘색 교복의 청년도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살인전문가이자

터미네이터 저리가라 급의 전투기계이기도 하고 말이니까.

살아 있는 이는 있되,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들만이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자

모리 일등육좌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거리고

크리터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 웃음은 오래 가지 못했다.

"끄아아아아..........아아........으흐흐흐."

비명과 흐느낌이 뒤섞인 그 소리가

그 구역을 울려온다.

그 소리에

모리 일등육좌의 몸이 순식간에 경직이 되고,

크리터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그 가브리.....엘 밀러라고,

 가브리엘 밀러....'

가브리엘 밀러가 누구인가

말 그대로

공포라는 감정을 알겠다고

사람을 짐승을 죽이듯이 재미삼아 죽이는

중증의 사이코패스 그 자체인 존재이다.

그리고

그런 사이코패스적인 부분은

그 바사고 카잘스조차도 두려움에 떨게 하고

크리터조차도

그를 배신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는

극도의 공포 그 자체였다.

말 그대로

바늘로 찔러도 피도 한 방울 나오지 않는다는 말과

지독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의

살아 있는 증거가

바로

그 가브리엘 밀러였던 거였다.

그런 가브리엘 밀러가

지금 놀이동산의 귀신의 집 안에서

부모의 손을 놓치고 혼자 있는 아이처럼 흐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 사실이

버틸 수 없을 만큼 공포스러운 크리터였다.

그가 아는

가브리엘 밀러는

팔다리를 끊어내고

몸을 톱으로 자른다고 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잘려 나가는 자신의 육체를 보면서도

비웃음을 흘리고도 남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지금 빌고, 소리치고, 울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으면

그 가브리엘 밀러가

마치 대로변 한 복판에서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저렇게 처철할 정도로 울 수가 있단 말인가.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아무리

그 크리터라고 할지라도

지금 가브리엘 밀러가 고통받고 있는

저 방 안으로 들어가 볼 용기는 없으니까.

그 안에서

가학성을 마구 드러내고 있을

악마 아니

마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는 않다.

악마나 마귀는 상상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 누구도

악마나 마귀라는 존재를

실제로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