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드 아트 온라인 인피니티 워 2 일본 본토 전 (41)

“복장이 이래서 휴게소도 못 들르겠는데요.”

모리 일등육좌가 툴툴거리는 바람에

키리토는 웃음이 풀썩 났다.

아닌 게 아니라,

시커먼 군복에

군화까지 신었는데

표식은 왼팔 상단에 일장기 하나가 전부다.

“전화라도 받지 그러시죠?”

“관둬요.

 차라리 잘 됐죠.

 누군가는 죽을지 모르는 길에 가는 건데

 내키지 않는 놈들을 선발해서 가는 건 싫거든요.

 아저씨나

 거기 형님이나

 자원해서 죽을 수도 있는 길을 찾아다녔던 거잖아요?

 그런 분들이 죽어도 견디기 어려운데

 뭣도 모르는 친구들 끌고 가서 희생되면.........

 정말 힘들 것 같네요.”

“에이,

 쟤들이 몰라서 그렇지,

 알고 나면 달라질 걸.”

올림푸스의 사촌형의 말에

키리토는 피식 웃으며

군복 차림의 둘을 보았다.

“그 친구들 중

 아무도 사람을 죽여보지 못했어요 .

 저런 친구들 끌고 가서 뭐하게요?”

“대답을 안 할 때는

 몇 놈 팔 꺾으라고 명령을 내릴 성 싶었지.”

“그래서 뭐 해요?

 그런다고 달라질 거 같지도 않은데요.”

그런

키리토의 시니컬한 말투에

키쿠오카가

힐끔 키리토를 보았다.

“되먹지 않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는 놈들은

 델타포스나 외인부대 병아리만큼도 쓸모가 없어요.

 실전에 나가면

 제 실력 믿고 좌충우돌하다가 다 죽일 걸요.

 물러서지 않는다고 의지가 강한 게 아니에요.

 명령을 따르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지요.”

모리 일등육좌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말을 하는 동안

전화가 쉼없이 울리다가

결국

키쿠오카 일등육좌의 핸드폰이 울리고

전화를 받은 키쿠오카 일등육좌는

옆에 타고 있는 키리토를 향해서

“나키 육장님께서 전화 좀 받으라십니다.”

“지금 통화하면......

 화가 날 것 같아서 그래요.

 출발하거든 전화드려서

 오늘 기분 좀 풀고 올라간 다음에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리세요.”

“알겠습니다.”

오늘 보았던 특수팀이

그 오션 터틀을 경비했던

키쿠오카 일등육좌의 부하들같은 모습일 거라고 기대해서

더 실망했는지 모른다.

하기야,

작전의 내용을 모른 채로 훈련에 차출되어서

그들을 삐딱하게 볼 수도 있다.

자존심 하나로 사는 남자들에게

고등학생의 명령과 지휘를 받으라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하겠다.

하지만

바꿔서 말하면

언제고 그럴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정규군 특수부대나 용병은

더럽게 말 안 듣는다.

마찬가지로

실력 차가 월등하다는 걸 알기 전까지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그래도

그 새끼들은 부르면 대답은 한다.

마음가짐의 차이다.

아니꼽고 더럽지만,

명령에 따를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삐딱할 건지.

하겠다고 덤빈 놈이 실력을 보여달라면

오케이,

그러나

처음부터 삐딱한 놈들에게

내 실력이 이러니까 너희가 따라와 줘야 한다며 실력을 보인다?

키리토는 피식 웃었다.

“괜찮으시면

 점심으로 스키야키 어떠십니까?”

창 밖을 보고있을 때

키쿠오카가 이야기를 했다.

“스키야키요?”

“올라가는 길에

 나라시노 현 쪽 외각의 저수지 근처에

 스키야키가 진짜 죽여주는 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점심 드시죠?”

나쁘지 않겠다.

모리 일등육좌가 네비게이션 주소를 받았고,

바로 출발했다.

한 시간쯤 고속도로를 달렸고,

다시 국도를 빠져나가자

한적한 시골 길이 나왔다.

“캬하! 경치는 죽이네요!”

왼편은 산이고,

오른편은 저수지다.

간간이 낚시꾼들이 펼쳐놓은 낚싯대와 파라솔이 운치를 살렸다.

“그러고 보면

 그 오션 터틀에 있었으면서도 낚시 한번 못해봤네요.”

키리토는 풀썩 웃으며 창문을 내렸다.

팔을 내밀자

겨울 날씨에 어울릴만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낚시?

지금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이중생활하면서

세계를 관리하고 지키는 일만 하느라

느긋하게 식사를 할 여유 없이 살았다.

그나마

그 소드 아트 온라인의 세계에서 2년 정도 지내는 동안이

키리토에게 있어서는

느긋하게 살아온 시간이라고나 할까?